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은퇴이후 가용가능 11만 시간 분석
[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은퇴 후 가용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되고, 실제 은퇴자들은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29일 '은퇴리포트 22호'를 통해 은퇴 후 재량껏 사용할 수 있는 가용시간이 11만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근무시간 기준으로 50년에 해당된다. 가용시간은 은퇴 후 총 시간에서 수면이나 식사 등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시간과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와병기간을 제외한 시간이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우리나라 60세 이상 고령자의 은퇴 후 가용시간 활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5가지 특징이 나타났다.
우선 여가와 일에 '6대 4'의 비중으로 시간을 배분하고 있었다. 여가의 경우 남녀 모두 소극적 여가 비중이 높았고, 남성은 경제활동, 여성은 가사노동에 집중돼 있었다.
TV시청에는 약 3만3000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용시간의 3분의 1 또는 3년 8개월의 시간을 TV보기로 보내는 것이다.
일하는 시간은 여성이 남성보다 1.4배 더 많았다. 기대여명(현재 연령에서 앞으로 몇 년을 더 살 수 있는지를 통계적으로 추정한 것)의 차이(남자 22년, 여자 27년)를 감안해 연간 일하는 시간을 계산해 봐도 여성이 12% 더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퇴후반기인 75세 이상에서는 일이 TV시청으로 대체되고 있었다. 일하는 시간의 비중은 은퇴전반기 43%에서 은퇴후반기 29%로 급감하는데, 그 대부분의 시간이 TV보기에 투입되고 있다.
남성은 은퇴후반기 시간절벽에 직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은퇴후반기에 일하는 시간이 2만1331시간에서 4683시간으로 급격하게 줄어드는 '시간절벽'에 부닥치게 된다. 반면에 여성은 가사노동이 큰 비중을 차지해 비교적 안정된 가용시간 활용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특징을 감안해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은퇴 후 시간배분전략 3가지를 소개했다.
먼저 남성은 은퇴후반기 시간절벽에 대비하는 것이 적절하다. 남성들은 시간절벽을 극복하기 위해 가사노동과 여가 생활에 시간을 좀 더 할애함으로써 효율적인 시간관리를 지속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소극적 여가를 일과 적극적 여가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협업의 관점에서 가사노동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노후의 남녀 간 가용시간 배분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가사노동은 성역할에 기반한 분업시대에서 남녀 간 협업을 해야 하는 시대로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가용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