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한국예탁결제원이 고객 니즈(needs)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해 시장형 기업으로 거듭난다. 또 한국거래소 중심의 소유구조도 바꿔 이용자 중심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유재훈 예탁원 사장은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규정에 따라 강제적으로 서비스를 쓰게 하는 독점적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증권사와 개인 투자자 등 고객 스스로 예탁원 시스템에 만족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과거에는 좋든 싫든 고객사가 예탁원 시스템을 강제로 써야했지만 후강퉁(홍콩·상하이 증시 간 교차거래)이 시작되면서 증권사 자율에 따라 시스템을 사용하게 했다"며 "그 결과 증권사가 직접 예탁원 시스템을 사용해야겠다고 판단하고 5000억원, 3000억원 규모의 고객 계좌를 예탁원으로 옮기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탁원은 올해 부산본사 경영을 본격화하고 전자증권제도를 도입하는 등 경영과 사업 환경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증권거래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전자증권법 제정안은 연내 입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자등록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이와 함께 내년 1월 25일 시행되는 크라우드펀딩 제도에 따라 관련 시스템 개발과 업무규정 개정을 진행하는 한편 중소·벤처기업들의 온라인 기업설명회(IR)를 지원하는 'IR114'서비스와 증권·금융 관련 캡테크(자본+기술) 업체 지원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유 사장은 또 예탁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관보다 한국거래소의 보유지분 비중이 높은 점을 지적하면서 "거래소 회원사인 증권사 외에 보험사와 은행 등 다양한 기관이 예탁결제원 서비스를 이용한다"며 "이들이 우리 경영을 감시하도록 소유구조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7월 '거래소 시장경쟁력 강화' 방안에서 거래소지주사 기업공개(IPO)의 선결과제로 거래소의 예탁원 지분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궁극적으로 지배관계를 해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거래소는 현재 예탁원 지분 70.4%를 보유 중이다.
유 사장은 "정부·거래소와 긴밀히 협의해 예탁원 소유구조가 '이용자 중심'으로 개편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