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의 신상품을 설명하고 있는 정구호 부사장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휠라는 정 부사장을 필두로 완벽한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실제 그가 디자인한 휠라의 신상품은 기존 휠라의 이미지와는 다른 트렌디한 느낌의 의상들이 주를 이룬다. /휠라코리아
'나이키'·'아디다스'와 어깨 나란히 할 것
주요 타겟은 20~30대, 정구호 필두로 디자인 전면 변화
2020년 목표 매출 8000억원, 매장 인테리어도 바꾼다
[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정구호의 휠라가 베일을 벗었다.
그동안 휠라코리아는 여성복 '구호'로 알려진 정구호 부사장 겸 CD(Creative Director·크리에티브 디렉터)를 영입한 후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해왔다. 휠라는 정 부사장 영입 후 여성복에 강점을 지닌 대한민국 대표 디자이너의 스포츠웨어 도전이라는 점에서 패션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29일 휠라코리아는 서울 가양동 한일물류센터에서 '휠라 브랜드 리뉴얼 프리젠테이션, 언론설명회'을 갖고 2016 봄·여름(SS)시즌부터 변화될 제품과 매장 컨셉트 등 리뉴얼 계획을 공개했다.
◆정구호식 휠라 전통 로고까지 바꿔
이날 휠라가 공개한 SS라인은 정부사장의 브랜드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정 부사장의 휠라는 '젊음'과 '간결함'으로 대표된다. 타깃고객을 젊게 바꾸기 위해 기존 휠라 로고까지 손봤다.
정 부사장은 기존 휠라 로고 대표 3색인 화이트·네이비·레드를 과감히 버리고 블랙과 화이트로 깔끔하고 간결하게 변경했다. 젊은층 공략을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 부사장이 '젊음'을 강조한 배경은 장수 브랜드와도 연계된 전략이다. 정 부사장의 대표 브랜드인 '구호'는 론칭 당시 2030을 겨냥했고 충성 고객들과 함께 점차 성숙해진 디자인을 도입, 현재는 당시 2030이었던 이들이 4050이 돼서도 찾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번에 공개된 191개의 신상품에서도 기존 휠라와의 차별화를 엿볼 수 있다.
정 부사장은 "100여 년 이상 이어진 휠라의 브랜드 자산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감성을 더한 '스타일리시 퍼포먼스' 브랜드로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립 했다"며 스포츠 의류지만 스타일을 살릴 수 있는 점에 집중했음을 시사했다.
◆ 캐주얼 의류·가방 출시 안한다
정 부사장은 제품군도 과감히 정리했다. 브랜드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매출에 도움이 될 지라도 포기해야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휠라는 정부사장의 지휘아래 내년부터 캐주얼한 스웨터나 팬츠, 액세서리 가방의 출시를 중단키로 했다.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에 맞춰 매장 인테리어도 바꾼다. '스타일리시 퍼포먼스 스토어'를 표방하는 매장은 천연 우드, 크리스탈, 아크릴 소재 등의 가구와 설치물을 비치하고 구조물은 수직·수평 구조의 기하학 조형원리에 따라 심플하게 배치하게 된다. 현재 롯데백화점 휠라 키즈 매장이 리뉴얼 완료된 상태며 내년 초부터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내년 5월부터는 서울 이태원을 시작으로 전국에 '휠라 플래그십 스토어'도 설립한다.
아웃도어 제품군 출시에 대해서도 정부회장은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정 부사장은 "아웃도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기존 레저에 국한돼 있던 스포츠 브랜드를 생활로 끌어낸다면 스포츠 브랜드 시장은 아웃도어 시장보다 10배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이번 리뉴얼을 계기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다시 한번 도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파슨스디자인스쿨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2000년 'F&F KUHO' 이사, 2000년 패션 브랜드 쌈지 대표, 2001년 제일모직 전무를 거쳤다. 2004년과 2005년에는 MBC 영화대상 미술상, 대종상 영화제 의상상, 아시아패션연합 한국협회 디자인 디렉터 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리뉴얼된 휠라 매장의 모습. 브랜드 정체성 개선에 발 맞춰 매장 인테리어도 전면 개선했다. /휠라코리아
한편 휠라코리아는 디자인을 총괄하는 정부사장과 함께 경영을 총괄하는 신임 김진면 대표를 앞세워 새로운 영업전략도 전개할 계획이다. 매장 리뉴얼 후 휠라는 6개월 후부터 홈쇼핑, 마트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할 방침이다. 휠라는 '나이키', '아디다스'를 능가하는 스포츠 브랜드 등극을 목표로 현재 2배 수준인 2020년까지 매출 8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