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한국GM, 한국항공우주(KAI), 대우조선해양 등 출자전환 5곳의 지분 매각에 착수한다.
특히 비금융자회사의 빠른 매각을 위해 양대 매각원칙으로 '신속한 매각'과 '시장가치 매각'을 제시했다. 헐값 매각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 정책적 고려 때문에 지분을 보유했던 곳이나 구조조정 중인 곳도 있어 실제 매각 작업에 착수하더라도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1일 금융위원회의 '기업은행·산업은행 역할 강화 방안'에 따르면 정책목적을 달성한 기업에 대해선 그간 출자전환했거나 투자했던 지분을 2016∼2018년에 매각한다.
'정책목적 달성'의 기준은 출자전환 기업의 경우 정상화된 곳, 지분투자 벤처·중소기업은 투자기간이 5년을 넘은 곳으로 정해졌다.
계획은 산은이 보유한 비금융회사 지분을 중심으로 짜졌다.
산은이 지분 5% 이상 출자한 비금융사는 377개(출자전환 34개, 중소·벤처투자 등 343개)로 장부가로 9조3000억원에 달한다.
산은이 우선적으로 3년간 집중매각할 지분은 출자전환 후 정상화기업 5개, 중소·벤처 투자기업 86개 등 91개로 추려졌다.
시장의 관심은 출자전환기업 중 매각 대상 지분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3년 내에 집중 매각할 대상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우조선해양, 한국지엠, 아진피앤피, 원일티엔아이 등 5곳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의 지분율은 KAI 26.75%(약 2608만주), 대우조선 31.46%(6021만주), 한국지엠 17.02%(7070만주)이다.
금융위는 아울러 3년 내 매각 대상에 기업은행의 KT&G 지분 6.93%(951만주)와 수출입은행의 성동조선·대선조선 지분 각 70.71%, 67.27%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상장사의 지난달 30일 종가는 KAI가 9만원, 대우조선은 6940원, KT&G는 11만4000원이다. 보유지분의 시장가치는 각각 2조3000억원, 4100억원, 1조800억원이 넘는다. 한국지엠의 장부가는 2695억원이다.
이밖에 앞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정상화를 이루면 매각 대상에 오를 산은의 출자전환회사 지분도 적지 않다. 현대시멘트와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STX, 동부제철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매각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금융위는 매각계획에 포함된 기업의 지분을 팔 때 관련 산은 임직원에 대해선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한 면책하겠다고도 했다. 또 시장가치 매각을 내세움에 따라 장부가액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적정 손실을 반영하고 나서 시장가치로 팔기로했다.
벌써부터 헐값 매각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기업은행이 1998년 10월 KT&G 주식을 취득한 금액은 총 1조2000억원으로 현재 시장가치보다 높다.
매각이 쉽지 않은 곳도 있다.
1999년 항공산업 빅딜로 탄생한 KAI는 2012년 두 처례 매각이 추진됐지만 불발됐다. KAI는 현재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과 현대차가 각 10%, 두산계열의 디아이피홀딩스가 5%를 갖고 있다. 방산업체라는 특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