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주식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소식에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하자 코스피지수도 호조세다.
자사주 취득은 전통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주가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이는 만큼 유통 주식수가 줄어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자사주를 매입하기만 해도 주가가 상승하지만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하면 주당 가치는 더 높아진다. 소각한 주식은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주가 안정을 꾀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주주환원 정책이 환영받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할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앞으로 3년 동안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3~4차례에 걸쳐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1회차 매입 규모는 보통주 223만주, 우선주 124만주 등 4조2000억원 규모로, 30일부터 3개월간 매입에 들어갔다.
지난달 30일 자사주 매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전일 대비 3.55%, 삼성전자 우선주는 10.85%나 급등했다. 외국인투자자도 매수우위로 돌아서는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명확히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한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삼성증권과 삼성화재, 삼성생명 등 계열사가 잇단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이재용 후계구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초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과의 합병 과정에서 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과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 진정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해석한다. 자사주를 매입만 할 경우에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의 이번 자사주 매입과 전량 소각 방침이 반가운 이유다.
이제 주가부양과 주주가치 제고를 넘어 신사업 개발 등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삼성전자가 전자와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며 주가도 150만원을 호가하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