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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풍경을 뜨개질하다-파멜라 스웬슨

얼마 전부터 장롱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스웨터를 꺼내 입었습니다. 당연히 추울 것이라 긴장해서인지 걱정만큼 춥지는 않더라고요. 역시나 포근함을 느끼기엔 스웨터만큼 좋은 재질이 없죠. 이제는 슬슬 다가오는 겨울을 스웨터들과 함께 친해질 시간이네요.

보기만 해도 보송보송해지는 도톰한 스웨터들을 다시 만나게 되는 겨울이 오면 이 녀석들이 사계절을 장롱에서 버틴 시간을 떠올려요. 해가 바뀌는 동안 나만 덜 성장한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고요. 뜨개질이라고는 고등학교 때 짝사랑하는 남자친구를 위해 고작 목도리 조금 만들다 포기한 저이지만 뜨개질을 해나가며 한 올, 한 올 넓어져가는 포근함은 절대 잊히지가 않아요.

여기 세상은 감싸는 듯한 작품이 한 점 있는데요. 바로 파멜라 스웬슨(Pamela Swainson)의 그림입니다.

그림1-파멜라 스웬슨/The Figure Made the Landscape



그림 속 여인이 우두커니 앉아 세상이라는 옷을 만들고 있어요. 투박한 손과 발, 살짝 치켜 뜬 그녀의 눈에서 오랜 시간을 거쳐 온 그녀만의 역사가 보입니다. 이젠 머리가 희끗해진 그녀의 삶 속에도 참 많은 이야기가 있었겠지요. 다양하고 시끄러운 사건들이 그녀가 만들어 낸 '초원'이라는 새로운 옷감으로 조용히 덮이고 있어요.

캐나다에서 태어난 그녀는 다른 여인들과 마찬가지로 젊은 시절에는 가정과 육아에 열중하느라 화가 활동을 잠시 멈췄다가 다시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노바스코샤의 작은 농장에 살며 그림을 그립니다. 그녀의 작품은 토요일마다 열리는 그녀의 마을 마켓에 가면 만나볼 수 있다고해요. 지난 봄,여름, 가을… 시끄럽고, 아프고, 피곤했던 우리의 이야기들도 그녀가 만들고 있는 그림 속 초원처럼 올 겨울에는 새롭게 다시 덮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림 속 그녀처럼 뜨개질도 오랜 시간을 거쳐야 완성이 되듯, 때로는 불편하고 긴 과정을 지나야지만 견고해지는 것들이 우리 주변에는 참 많죠. 이번 겨울에는 저도 뜨개질을 한 번 해볼까해요. 얼마 남지 않은 가을도 따뜻하세요.

그림2-파멜라 스웬슨의 모습



작품 출처: 작가 홈페이지 http://pamelaswainson.ca/#home

이소영(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 대표/bbigsso@naver.com/출근길 명화 한 점, 그림은 위로다, 명화보기 좋은 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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