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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지구촌을 달군 기업 10 ③] IT 공룡된 '대륙의 좁쌀' 샤오미, 가격을 파괴하다

#2015년 기업은 지구촌의 변화를 이끌었다. 메트로신문은 다가오는 2016년을 가늠하기 위해 올해 지구촌을 달궜던 글로벌기업 10곳을 골라 되돌아본다. '가격 혁명'을 일으킨 샤오미가 세 번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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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올해 전세계의 고객들은 중국 샤오미의 가격 파괴 행보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지난해 샤오미는 웨어러블 피트니스 기기인 '미 밴드(Mi Band)'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보조배터리가 대히트를 쳤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파격적이다보니 고객들이 '대륙의 실수'라고 부를 정도다. 아이폰6를 6번 충전한다는 배터리(16000mAh)가 불과 2만 원, 심지어는 1만 원 중반대까지 가격이 내려간다. 저가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수로 고성능 제품이 나왔다고 고객들이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고객들의 놀람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샤오미는 또 다른 가격 파괴에 나섰다. 80만 원대 초고화질(UHD) 4K 55인치 TV를 출시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30만 원대 전동스쿠터인 '나인봇 미니(Ninebot Mini)'였다. 원조인 세그웨이 제품은 처음 1000만 원대를 호가했다. 이후 보급형은 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나인봇 미니'에 비하면 2배가 넘는 가격이다. 특허를 문제 삼는 세그웨이를 인수한 뒤 나온 제품이라 가격 파괴 효과는 더욱 컸다. 고객들이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상황이다.

'대륙의 실수'라는 말도 '대륙의 작품'이라는 평가로 바뀌고 있다. '대륙의 실수'라고 하기엔 샤오미의 가격 파괴 제품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 외에 CCTV, 공유기, 공유기 겸 NAS(네크워크 결합 스토리지), 이어폰, 스마트 밴드, 스마트 TV, 셋톱박스, 스피커, 외장 배터리, 공기청정기, 이어폰 홀 커버, 샤오미 선정리기, 알미늄 합금 마우스 패드, USB방식 공유기, 정수기, 혈압 측정기 등이 온라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히트작들을 모두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사실상 사물인터넷(IoT시장)을 거의 장악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샤오미 회의론 무색

샤오미가 2011년 9월 창업 1년만에 샤오미 '미1(Mi1)'으로 저가 스마트폰을 처음 출시했을 때 업계는 '애플의 짝퉁'이라고 평가했다. 짝퉁 왕국인 중국의 기업답다는 평가도 함께였다. 2013년 3.0%였던 시장점유율이 2014년 11.0%로 급성장하면서중국 내수시장의 '빅 3'로 떠올랐을 때까지도 이 같은 냉소적인 시선은 사라지지 않았다. 중국 내수시장에 의존한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샤오미 급성장의 배경인 '박리다매(薄利多賣)' 전략도 비판의 대상이었다. 회사의 생존을 표절에 기대게 된 근본원인이란 지적이다. '초박리다매'라고 할 정도로 이익이 박하다보니 애초 연구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독자적인 특허가 없다면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없다. 결국 특허 문제에서 자유로운 중국 내수시장에 기댈 수밖에 없고, 중국 내수시장 규모가 크긴 하지만 언젠가 한계에 부딪칠 거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실제 지난해 샤오미가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에 최초로 공개한 공시자료에 따르면 샤오미의 2013년 영업이익률은 1.8% 정도로 극히 낮았다. 또 최근 발표된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자료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해 3분기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스마트폰 판매가 줄었다. 중국 내수시장이 흔들리고 화웨이 등 전통적인 강자가 탄탄한 저력을 발휘한 결과였다. 이를 두고 샤오미의 성장모델이 한계에 부딪친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샤오미 회의론은 어디까지나 스마트폰에 한정돼 있다. 특허 문제로 발목이 잡힌 제품도 스마트폰뿐이다. 스마트폰이 워낙 기술집약적 제품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 밖에서 샤오미 회의론은 무색해진다.

◆샤오미식 생존법…"살아남는 자가 강자다"

샤오미 스스로도 자신을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보지 않는다. 샤오미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빈 린은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샤오미를 장비 제조업체로 생각하지 않는다. 샤오미는 서비스를 판매하는 인터넷 기업"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생산직 근로자를 따로 고용하지 않는다. 대만 폭스콘을 비롯한 전문 위탁생산 업체에 생산을 맡기고 있다. 판매와 배송도 온라인 쇼핑몰과 외부 배송망을 이용한다. 조립공장과 매장을 운영하고 제품 배송까지 직접 하는 삼성전자와는 완전히 다르다. 삼성전자가 제조업체라면 샤오미의 주장대로 '인터넷기업'인 셈이다. 이는 샤오미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유통망 관리 비용, 생산직 근로자의 임금만큼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의 판매 담당 부서 직원은 10여 명에 불과하다. 샤오미가 갖가지 종류의 제품을 파격적인 가격으로 내놓을 수 있는 이유다.

'서비스를 판매한다'는 점도 샤오미의 경쟁력이다. 샤오미는 매주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한다. 그리고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신속히 처리한다. 이용자들은 샤오미의 진정성 있는 업데이트 자세에 열광한다. 회사와 고객 간의 관계가 아닌 인터넷 커뮤니티의 분위기와 흡사하다. 샤오미식 생태계의 구축이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빈 린은 샤오미가 미국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가장 큰 장애물인 특허 문제도 해결책을 찾았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중국 정부의 보호정책에 기대어 생존을 모색하던 과거의 모습이 아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영화속 대사에 꼭 맞는 결론이다. 전세계의 소비자들은 2016년 샤오미발 또 다른 충격을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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