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지구촌을 달군 기업 10 ④] 지구 정복 나선 구글도 중국에는 굴복
#메트로신문은 다가오는 2016년을 가늠하기 위해 올해 지구촌을 달궜던 글로벌기업 10곳을 골라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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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과거의 구글은 검색 서비스의 대명사였지만 미래의 구글은 지구의 정복자가 아닐까. 올해 8월 구글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자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랬다.
무인자동차, 구글 글래스(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 네스트(자동 온도 조절 장치), 칼리코(인간 수명 연장 연구), 라이프 사이언스(당뇨 환자를 위한 콘텍트렌즈), 룬 프로젝트(와이파이 풍선 사업), 우주 프로젝트 등 구글이 그동안 벌여온 미래 기술 사업은 이번에 모두 분리됐다. 제대로 체제를 갖춘 뒤에 더욱 사업의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모두 성과를 낸다면 미래는 말 그대로 구글의 세상이다. 구글이 검색사업으로 세상을 바꾸었듯 하나하나의 사업들이 미래 지구촌의 모습을 바꿀 파괴력을 가지고 있따. 여기에 얼마나 더 새로운 사업이 추가될지 아직 분명치 않다. 가히 지구 정복의 기세다.
하지만 이런 구글조차 결국 굴복하고만 존재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시장인 중국이다. 5년 전 '인터넷 자유'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중국시장에서 철수한 구글은 최근 계속해서 중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구글이 중국시장에 다시 진입하기 위해 중국 당국의 검열을 받아들여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래의 주인이 누가 될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구글, 중국 정부와 재진입 협상중
지난 2일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미츠 회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행사에서 구글이 중국 정부 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면서 중국에서의 사업 재개를 위해 협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구글 검색서비스가 2010년 중단됐지만 구글은 중국을 한 번도 떠난 적 없다. 구글은 중국에 많은 협력사가 있으며 타이완과 홍콩에 사무실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재진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앞서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도 중국시장 재진입을 원한다는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특히 브린은 중국 철수 당시 '인터넷 자유'를 위해 철수를 주장한 바 있어 주목받았다. 그의 고집도 꺾인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중국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위한 '구글 플레이' 앱스토어 론칭을 위해 중국 정부와 논의 중이다.
현재 구글은 중국 화웨이와 손을 잡고 넥서스폰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종기업과 손을 잡아 중국 내 반구글 정서를 완화시키겠다는 속내다.
◆구글 떠난 사이 토종기업 경쟁자로 급부상
이처럼 구글이 중국시장 재진입에 적극적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구글이 떠나 있는 5년 동안 중국의 검색시장은 무섭게 성장했고, 중국 정부의 보호하에 토종기업은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는 전 세계 이용자수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 이용자 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중국인 검색 이용자수는 6억 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중 바이두 이용자는 80% 이상으로 4억5000만 명가량이다.
바이두는 거대한 중국시장을 기반으로 구글의 맞설 유일한 검색공룡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구나 중국 시장과 달리 미국 시장은 쉽게 진입이 가능하다. 구글이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바이두는 무인자동차, 구글 글래스까지 따라하고 있다. 구글이 중국 시장을 계속 방치한다면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바이두와 경쟁할 경우 치명적 약점이 될 거란 분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