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쇼핑은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35.9% 하락한 19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유통업계 포화상태로 실적개선 불투명, 신동빈의 신사업 모색 이유"
[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롯데쇼핑이 올 3·4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업계는 전년 수준으로의 회복은 가능하지만 큰폭의 실적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인수합병(M&A)를 통해 롯데의 신사업 진출에 나서는 원인도 정체된 실적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9일 롯데쇼핑 3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3분기 매출은 7조7719억원으로 전년동기 6.9% 상승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9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 하락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8%나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백화점은 매출 1조9290억원, 영업이익 630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한 수치지만 영업이익은 39.4%나 줄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자산유동화와 신규출점으로 인한 투자로 영업이익 폭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올해 3·4분기에 마산과 광교에 신규 점포를 열었으며 2017년까지 롯데몰 상암, 롯데몰 은평, 파주 세븐페스타, 오산 펜타빌리지, 의왕 백운 지식문화밸리, 인천터미널 복합단지, 롯데몰 송도 등을 잇달아 오픈할 예정이다.
다만 해외 점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4.2% 신장했고 중국 션양점과 베트남 하노이점이 손익구조 안정화로 접어들어 영업적자폭은 소폭 감소했다.
롯데마트의 성적표는 더 참담하다.
롯데마트 매출은 2조2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7.2%나 급감했다.
롯데쇼핑 실적자료에 따르면 이 같은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은 신선식품 품질 개선을 위한 투자와 임차료 증가다. 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도 영업이익 감소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중국 산동지역 점포 5곳이 철수하며 감소폭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중국내 매출은 4.1% 줄었다.
롯데마트 측은 향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추진하고 친환경·건강·의류·잡화 분야의 상품 차별화를 통해 영업이익 감소폭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현지 온라인몰과 제휴를 통한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편의점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같은 기간매출은 94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2%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은 160억원으로 8.8% 늘었다. 롯데쇼핑 계열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성장세를 보인 것. 세븐일레븐의 실적 향상은 최근 급격한 1인가구와 맞벌이 주부의 증가로 인해 도시락 등의 식품 매출이 급신장했으며 담배값 인상으로 영업이익은 확대된 것이 원인이다.
하이마트사업부도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하이마트는 1조63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560억원을 기록해 2.3% 소폭 감소했다. 기타 사업부에서는 롯데슈퍼가 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7.3% 감소했으며 홈쇼핑은 전년 동기 대비 20.1% 감소한 1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업계 전문가는 "이미 유통업계가 포화상태며 과잉경쟁까지 겹처 어느정도 회복은 가능하겠지만 추가적인 실적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최근 신동빈 회장이 공격적인 M&A와 대규모 투자를 통해 롯데의 주요 사업을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지난달 30일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을 약 3조원에 인수했으며 잠실 롯데월드타워단지에도 약 3조8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관광단지를 조성 할 계획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6년간 국내 30대 그룹의 M&A성과 분석 결과, 1위를 차지했으며 인수자금으로는 총 7조6377억원을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