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평가절하에도 중국 불황형 무역흑자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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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중국의 '불황형 무역흑자'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8월에 실시된 위안화 절화가 무력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10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6.9% 감소하고, 수입이 18.8%로 크게 감소하면서 무역총액이 12.1% 줄어들었다. 수입이 수출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총액의 감소는 10월까지 8개월 연속이다. 1~10월 누계 무역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됐다. 특히 10월의 감소 폭은 9월의 11.4%보다 더 커졌다. 수출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 폭도 9월보다 커졌다. 전월 대비에서도 감소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8월 위안화 가치를 2% 정도 떨어뜨리는 사상 최대의 평가절하를 실시했다. 그런데도 수출 감소세를 멈추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더욱 감소세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전문가들이 중국 정부의 추가부양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IHS 글로벌의 이코노미스트인 라지브 비스워스는 블룸버그에 "중국 수출이 계속 구조적 맞바람에 직면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의 성장 둔화를 뒷받침하는 지표가 이어짐으로써 중국 지도부가 추가 통화 정책을 가동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지도부가) 내년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추가 재정 수단도 동원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에게 아직 추가적인 경기 부양 여력이 있다고 봤다.중국의 재정 적자폭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중앙정부 채무도 심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중국 주요은행의 지급준비율도 17.5%로 추가 하향 조정 여력이 있고, 10월의 기록적인 무역흑자 등에 힘입어 보유 외환이 지난달 3조5300억 달러로 200억 달러 증가해 여력이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이후 모두 6차례 금리를 내린 바 있다.
중국의 무역흑자를 두고 ANZ 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류리강은 "대규모 무역 흑자는 자본 이탈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이는 위안화 절하 기대감을 견제하는 효과도 낸다"고 말했다.
중국이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반길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역흑자의 원인은 수입의 급감 때문이고 수입은 석유나 철광석 등 원자재의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결국 제조업이 불황이라는 이야기다. 공장이 돌아가더라도 과잉생산의 우려가 나온다.
철광석의 경우 중국의 주요 항구에 재고가 쌓여 있지만 제철소는 계속 가동 중이다. 원유의 재고 역시 급증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더 이상 원유를 비축할 수 있는 시설이 중국 내엔 남아 있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