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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발표…은행보다 예금적금·대출·금리 '유리'
KB국민(카카오뱅크)·기업(I-뱅크)·우리(K-뱅크)은행, 사업자 선정에 도전장
신한·KEB하나·NH농협은행, 모바일금융에 사활…비대면 채널 강화 '고심'
'핀테크(FinTech·금융과 정보기술의 융합)'. 최근 1년 새 소비자나 은행들 앞에 쓰나미처럼 다가온 말이다. 정장 차림의 뱅커 대신 청바지 차림의 벤처인들이 금융시장의 중심에 설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핀테크 중에서도 요즘 가장 핫(Hot) 한 곳이 '인터넷전문은행'이다. 금융권과 산업계가 한몸이 돼 시장 선점을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인터넷은행이 지난 수십년 간 정부가 정해 준 울타리 안에서 '조용한' 경쟁을 펼쳐 온 국내 금융산업에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전문은행에서 10%대의 경쟁력 있는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하면 시중은행은 물론 카드·저축은행·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의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누가 차지할까
우리나라에서는 세계적인 핀테크 흐름에 따라 올해 초부터 핀테크 산업 육성 방안으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ICT를 이용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뜻하는 핀테크 확산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떠올랐다.
지난 10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컨소시엄은 카카오뱅크, I-뱅크, K-뱅크 등 모두 3곳이다. 다음 달이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여부가 결정된다. 이어 내년 1월 본인가를 거쳐 국내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게 된다.
기존 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직접 참여하거나 비대면 채널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면서 곧이어 열릴 중금리대출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우선 KB국민은행은 다음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포함된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이들은 인가를 받을 경우 모바일에 최적화된 카카오 플랫폼과 KB국민은행의 은행·카드 역량,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자산관리 경험을 결합해 고객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IBK기업은행은 인터파크 주도의 인터파크 그랜드 뱅크 컨소시엄(I-뱅크)에 참여했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금융거래는 물론 상품 추천, 상담, 가입 등이 가능한 통합플랫폼 'i-ONE뱅크'를 선보이고 핀테크 기업과의 서비스 연계로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KT와 합작한 일명 K-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냈다. 이들은 통신회사의 강력한 빅데이터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되, 비용은 낮춰 가능한 한 현재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사업을 펼쳐나가겠단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또 업계 최초로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를 선보이고 중금리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비대면 채널, 또 다른 전쟁터
인터넷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은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은 핀테크 업체와 손잡고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전문은행인 '써니뱅크'를 다음 달 선보일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써니뱅크를 통해 고객 대상 설문조사 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중금리대출 영업에 나선다. 여기에 모바일 지갑 기능을 탑재해 써니뱅크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은 후 등록만 하면 전국 7만여 곳의 가맹점에서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은 캐나다에서 운영 중인 모바일 은행 '원큐뱅크'를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론칭 후 국내에서도 가동할 계획이다. 원큐(1Q)는 인터넷·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원큐 뱅크', 온라인 전용 대출인 '원큐 대출' 등으로 쓰이고 있는 하나금융의 통합 브랜드다. KEB하나은행은 핀테크 기술을 장착한 원큐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연말부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SNS서비스를 이용한 금융서비스를 종합 제공하는 '스마트금융센터'를 출범시킬 방침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문자나 음성, 채팅 등 비대면채널을 통해 접속하는 고객에게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터넷전문은행과 모바일전문은행 등 비대면 채널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중금리대출 시장을 선점하려는 은행들의 기싸움도 거세질 전망이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중간 정도의 금리 수준에 대한 수요는 인터넷전문은행에게 유망한 잠재고객이 될 것"이라며 "전체 국민의 28%가량을 차지하는 중신용 계층의 금리 부담이 경감되면 구매력이 늘어나고 중소기업 및 자영업의 부도를 줄이는 등 경제 안정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