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개막전에서 일본에 완패를 당했던 한국이 도쿄돔에서 설욕을 노린다.
한국과 일본은 16일 대만에서 열린 프리미어12 8강전에서 각각 쿠바와 푸에르토리코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두 팀은 19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준결승을 치른다.
숙명의 한일전이다. 한국의 심정은 더욱 절박하다. 지난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치른 일본과의 예선 B조 개막전에서 0-5로 패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일본의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21·닛폰햄 파이터스) 앞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당시 오타니는 최고 시속 161㎞의 강속구와 시속 147㎞까지 나온 포크볼로 한국 타선을 6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제압했다. 한국 타선은 오타니에게 삼진 10개를 빼앗기는 수모를 당했다.
일본은 대만으로 건너와 예선 2∼5차전과 8강전 등 5경기를 치르는 동안 오타니를 아꼈다. 한국전을 겨냥한 포석이었다. 오타니는 열흘 동안의 휴식을 마친 뒤 도쿄돔 마운드에 오른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한국 타선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국 타선은 예선전과 8강전을 치르며 타격감을 키웠다.
특히 집중타로 상대를 제압하는 응집력이 살아났다. 16일 쿠바와의 8강전에서는 2회 초 6안타를 몰아치며 5점을 뽑아냈다.
한국은 오타니가 틈을 보이면 집중타를 쏟아내겠다는 각오다. 오타니가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좋은 타자'로 꼽은 김현수(두산)는 "오타니의 공을 처음 상대한 뒤 두 번째 타석부터 적응되는 느낌이 있었다"며 "다른 타자들도 빠른 공에 익숙해졌을 것이다. 남은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오타니와 상대한 바 있는 이대호(33)는 "남자가 두 번 당할 수는 없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예선전과 8강전 팀 기록을 살펴보면 일본은 타격에서, 한국은 투수력에서 강점을 보였다.
일본은 6경기 팀 타율 0.324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 나선 12개 팀 중 가장 뛰어난 화력이다. 한국은 팀 타율 0.289로 5위다.
팀 평균자책점에서는 한국이 2.42로 캐나다(1.8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2.83으로 3위에 자리했다.
도쿄돔은 일본 야구의 심장이다. 하지만 한국 야구의 빛나는 역사가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 한국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전에서 도쿄돔에서 일본과 만나 3-2로 승리했다. 2009년 WBC에서는 1라운드 예선에서 일본에 2-14로 7회 콜드게임 패 수모를 당했지만 1라운드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설욕했다.
2006년과 2009년 WBC 한국 대표팀 사령탑은 현재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인식(68) 감독이었다. 이들은 오는 19일 세 번째 도쿄대첩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