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경영 월마트의 꼼수…록히드마틴 기술로 노조 SNS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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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무노조 경영을 철칙으로 삼아온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과거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의 기술을 빌려 직원들을 감시했다는 폭로가 나왔다고 연합뉴스가 29일 보도했다.
최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월마트는 2012년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직원들의 파업 조짐이 감지되자 록히드마틴과 협업해 직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관찰했다.
월마트 수뇌부는 2012년 가을 미국 식품상업노동조합(UFCW) 산하에 노조격인 아워 월마트(OUR Walmart) 조직이 생겨나는 것을 포착했다. 아워 월마트는 시급 인상과 근무환경 개선 등을 추진했고, 연중 최대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를 기회로 삼았다.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조업 중단, 시위, 파업 등을 벌여 회사에 압력을 가했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미국 전역 4000여 매장에 100만 명 이상을 고용하는 월마트의 경영진은 록히드마틴과 접촉했다. F-35등 첨단무기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은 'LM 위즈덤'이라는 사이버 보안 및 데이터 분석 업체도 운영하고 있다. 이 업체는 SNS 계정을 관찰하는 일을 한다. 월마트와 록히드 마틴은 아워 월마트 관계자들의 트위터나 페이스북 계정을 관찰하며 동태를 파악하고 시위 참가자를 가려냈다.
미국에서 회사가 직원의 공개 SNS 계정을 관찰하는 행위를 규율하는 노동 관련 법률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관찰 대상이 됐던 월마트 직원들은 감시 자체보다 록히드마틴이라는 초대형 방산업체가 개입된 것을 씁쓸해 했다. 한 직원은 "우리는 이슬람국가(IS)가 아니다"고 분개했다.
월마트 측은 록히드마틴과 함께 아워 월마트 관련 직원들을 감시한 것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아워 월마트에서 활동하는 한 직원은 "월마트가 록히드 마틴을 고용해서 돈을 낭비하는 것을 사람들이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다"며 "내가 월마트 주주였더라면 기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