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폭락에 산유국 부도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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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국제유가가 14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떨어져 배럴당 30달러대를 기록할 정도로 폭락했다고 연합뉴스가 3일 보도했다. 산유국들의 부도위험이 우려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일(현지시간) 전날보다 4.9% 폭락해 3개월여 만에 다시 배럴당 3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오는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의에서 또다시 감산합의가 나오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작년 OPEC 회의 때에도 별다른 합의를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막상 실제로 감산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배럴당 70달러대에서 60달러대로 무려 8.6% 폭락했었다.
미국 셰일가스 붐으로 촉발된 글로벌 원유생산 경쟁에 따라 국제유가는 WTI 기준으로 작년에 45.9% 하락한데 이어 올해도 20% 넘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IT 버블 붕괴로 세계경제가 침체됐던 2000∼2001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하락했다.
사상 초유의 저유가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산유국들의 부도위험이 급상승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WTI 평균가격은 배럴당 53.34달러, 하반기에는 40달러대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8월 유가가 저점을 찍은 뒤 최근 3개월간 68bp(1bp=0.01%) 뛰어 3일 오전 11시 현재 158bp까지 상승했다. CDS프리미엄은 채권을 발행한 국가가 부도날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금융파생상품으로, 부도 확률이 높으면 오르고 낮으면 떨어진다.
바레인의 CDS프리미엄은 350.80bp로 55.8bp 치솟았고, 카타르는 85.86bp, 아부다비는 84.73bp로 각각 21.6bp와 20.4bp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네수엘라의 CDS프리미엄은 4132.42bp로 지난 9월 28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 6458.8에 비해서는 내렸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인도네시아의 CDS프리미엄도 226.29bp로 지난 9월 29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 287.0bp보다는 떨어졌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