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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문화톡] 검사 우장훈, 형사 서도철…그리고 미생 장그래

양경미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영화학박사



영화 '내부자들'이 관객 43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미생'으로 잘 알려진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영화화한 '내부자들'은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과 같은 화려한 연기자들이 총출동해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런데 웹툰에서 윤태호 작가는 이야기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사회비판적 문제를 담은 거대한 이야기를 도저히 완성시킬 수 없다며 돌연 웹툰 제작을 중단했다. 결국 우민호 감독의 영화를 통해 이야기가 완성된 것이다.

영화의 이야기는 이렇다. 유력 대통령 후보 장필우와 그의 스폰서인 기업회장 그리고 여론을 움직이는 거대 언론사의 논설주간 이강희는 동맹을 맺고 서로 밀어주고 끌어준다. 정·재계 그리고 언론계가 카르텔을 맺고 내부자들끼리 권력을 휘두르는 것이다. 가난한 지방대 출신의 이른바 족보 없는 검사 우장훈(조승우)이 그들의 비밀을 파헤쳐보려 하지만 학벌도, 집안도 좋지 않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때 내부자들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진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를 만난다. 안상구는 복수를 위해, 우장훈은 정의를 위해 갖지 못한 자들이 연대해 기득권의 비밀을 폭로하며 영화는 끝난다.

윤태호 작가가 반칙과 특권으로 얼룩진 한국사회 기득권층을 폭로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면 우민호 감독은 권선징악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어떤 지점이었을까.

영화 '내부자들'이 흥행에 성공한 원인은 한국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린 기득권층의 부조리함을 고발했기 때문이다. 정경유착을 통한 비자금 조성과 성접대를 보여주며 비리와 부조리를 들춰낸다. 그리고 때로는 상대방의 약점을 포착하여 협박하는 치졸하고 비열한 모습도 보여준다. 정재계를 연결해 뒷거래의 판을 짜는 역할은 언론계가 담당한다. 영화 속 언론은 "대중들은 잠깐 짖다가 금방 조용해진다"라며 국민들을 우매한 대중으로 매도한다.

관객들은 우리사회의 양극화와 계층이동 사다리가 붕괴된 것을 이러한 내부자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가 관객 자신의 생각을 대신 표출해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올해 하반기 1300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과 결을 같이 한다. '베테랑' 역시 한국사회 기득권층의 부패를 신랄하게 고발한다. 소시민을 대표하는 형사 서도철은 돈의 힘에 맞서 싸워 사회정의를 실현한다. 두 영화 간 차이가 있다면 싸움의 규모다. '내부자들'은 '베테랑'보다 판을 더 키운다. 검사 우장훈의 상대는 정계와 언론계로까지 확대된다.

영화는 사회의 거울이다. 영화 '내부자들'은 갑질과 금수저 논란으로 침울해진 우리 사회를 조명하고 있다. 그러나 관객들은 영화와 현실이 다르다는 사실을 잘 안다. 비록 영화에서는 정의가 구현되었지만 현실에서는 먼 이야기다. 웹툰에서 작가 역시 문제를 제기한 후 해결책을 찾다가 실패하고 연재를 중단했다. 그만큼 출구를 찾기 어려운 우리의 현실을 보는 듯해서 안타깝다.

양경미/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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