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이 허가됐다"…최저 실업율에 미 금리인상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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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미국에서는 금리 인상을 흔히 '비행기의 이륙(Liftoff)'에 빗댄다. 최근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을 웃돌며 매우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나자 "이륙이 허가됐다(The runway has been cleared for liftoff)"라는 말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오는 15~16일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약 10년 만에 첫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을 확신하는 것이다.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매체인 비지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2006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하기에 충분한 조건이 갖춰졌다고 보고 있다.
투자기관 바클레이즈의 마이클 게이펀은 미국의 11월 고용지표 발표를 두고 "이륙이 허가됐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의 닐 두타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미룰) 변명거리가 사라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HSBC은행의 케빈 로건 역시 "이달 연준 FOMC회의에서 이른바 정상화(금리 인상)를 막을 어떤 것도 보고서에 나와 있지 않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투자기관 소시에테제네랄의 아네타 마르코브스카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데 이번 고용지표 발표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릴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시티은행의 피터 단토니오는 "이번 고용지표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제레미 슈왈츠는 "연준이 이미 12월 금리 인상을 시사한 상황에서 이번 고용지표는 새해가 오기 전에 제로금리 시대가 끝날 것이라는 확신을 키웠다"고 했다. 도이치뱅크의 조 라보그나는 한발 더 나아가 "지금 시점에서 12월 금리 인상은 굳어졌고, 이제는 내년 금리 인상의 속도가 어느 정도냐가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4일 미 노동부는 고용보고서를 통해 미국 회사들이 11월 들어 21만1000 명을 새로 고용했다고 밝혔다. 당초 경제전문가들은 20만 명 정도의 신규 고용을 예상했다. 게다가 10월 신규 고용자 수도 종전 27만1000명에서 29만8000명으로 상향 수정했다. 9월 신규 고용자 수 역시 13만7000 명에서 14만5000 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9~11월 석달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평균 21만8000명에 달해 최근 1년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은 올해 중국 경기둔화 등 글로벌 경제 불안과 증시 혼란 속에서도 미국 고용시장은 꾸준히 개선됐다. 11월 실업률은 10월에 이어 5.0%로 지난 2008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노동참가율도 62.5%로 10월의 62.4%에서 상승했다.
연준은 최근 점진적 금리 인상을 위한 이상적 시기를 일자리가 꾸준하게 늘고 임금이 오르면서도 이후 높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는 때로 보고 있다. 지난달 평균 시간당 평균임금 증가율은 월간 기준 0.4%에서 0.2%로 둔화됐다. 또 연간으로도 2.5%에서 2.3%로 낮아져 인플레이션 우려를 낮추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3일 상하원 경제위원회 합동 청문회에 출석하기 앞서 미리 준비한 서면 보고서에서 "현재의 미국경제 성장세가 최소한 앞으로 1~2년 동안은 계속되고 고용시장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후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인상하기 보다는 이달부터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