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인상하면 신흥국 자본 고갈"…세계은행 '퍼펙트 스톰'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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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일주일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이 유력한 가운데 세계은행이 미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에서 자본 고갈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국제결제은행(BIS)도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테이퍼 텐트럼'(긴축 발작)이 발생할 것이라며 같은 취지로 경고한 바 있다. 세계은행은 '퍼펙트 스톰'(여러가지 일이 겹쳐 발생해 파괴력을 가져온다는 의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신흥국 내부요인과 원자재가격 폭락 등의 위험이 동시다발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소재 세계은행(WB)는 '신흥시장의 경기둔화: 러프패치인가 장기적 약세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주요 신흥국의 성장둔화와 같은 대외여건 악화에 대내요인이 결합하면 '퍼펙트 스톰'이 발생해 다수의 신흥시장에 자금유입 중단과 같은 상황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연준은 이번 금리 인상이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WB는 금리인상이 예상대로 완만하게 진행된다고 해도 시장의 기대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가져와 미국 장기금리의 급격한 상승, 세계 금융시장의 급등락, 신흥시장 차입비용의 급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WB는 2013년 5∼6월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의 금리인상 가능성 발언이 촉발한 '테이퍼 텐트럼'과 같은 상황이 발생해 미국 장기금리가 100bp(1bp=0.01%포인트) 뛴다면 신흥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은 이듬해에 국내총생산(GDP)의 2.2% 수준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취약성이 높거나, 정책방향에 불확실성이 크거나, 장기성장 전망 눈에 띄게 악화된 국가들은 위험하다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