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016년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아직 FA 시장은 문을 닫지는 않았다. 그러나 계약을 마치지 못한 선수들의 표정은 엇갈리고 있다.
김현수·이대호·오승환은 아직까지 내년에 뛸 팀을 결정하지 못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의 에이전트는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테네시주 네쉬빌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가해 여러 구단과 접촉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김현수가 원하는 조건을 제시하지 않으면 김현수는 원소속구단 두산 베어스와 협상 테이블을 차릴 계획이다. 두산은 '김현수가 잔류하면 최고 대우를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대호는 윈터리그에 직접 참가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13일 귀국한 그는 "(메이저리그) 4개 팀 단장을 만났다. 구단은 말씀드릴 수 없다. 이제 에이전트에게 맡기고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고 밝혔다. 빅리그 진출에 난항을 겪더라도 이대호는 일본과 한국에서 FA 자격으로 입단 협상을 펼칠 수 있다.
오승환의 거취는 불투명하다.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는 최근 오승환과 협상을 중단했다. 미국 진출이 더 절실해졌다. 오승환의 에이전트는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과 활발하게 협상하고 있다.
2016 FA 시장에서는 역대 최대인 22명이 권리를 신청했다. 초대형 계약도 연이어 터졌다.
박석민은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4년 최대 96억원(86억원+옵션 10억원)에 NC 다이노스와 계약했다. 올해 3월 윤석민(KIA 타이거스·4년 90억원)이 기록한 역대 FA 최고 계약 기록을 넘어선 기록이다.
정우람은 원소속구단 SK의 구애를 거절하고 4년 84억원에 한화 이글스 품에 안겼다.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유한준과 마무리 손승락은 4년 60억원의 조건에 각각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김태균은 원소속구단 한화와 4년 84억원에 계약했다.
그러나 뜨거운 FA 열기에도 추위를 느끼는 선수들도 있다. 박재상은 원소속구단 우선협상, 타구단 협상 기간에 둥지를 찾지 못했다. 결국 원소속팀 SK 와이번스와 '1+1년 5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고영민은 아직도 '미계약자'로 남았다. 기초군사교육을 받는 중이라 FA 협상이 불가능한 오재원과 달리 고영민은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매년 FA 시장이 끝날 때마다 '몸값 거품'과 '심각한 양극화'를 지적받는다. 그러나 구단과 선수를 마냥 비난할 수도 없다. 결국에는 제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FA 등급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가 현 보상 규정을 "FA 몸값이 치솟고, 미아 발생 위험이 생기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최근에는 현장에서도 "FA 등급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해 프로야구 단장과 실무진들은 일본의 등급제를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고 "한국 프로야구 상황에 맞게 수정해 보자"고 논의했다. 그러나 아직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올해 FA 시장에서도 어김없이 양극화 문제가 거론된 만큼 해결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