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운송업체, 기후협약 '울며 겨자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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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파리기후협약 타결로 신재생에너지산업은 부푼 기대에 들썩이고 있지만 기존 석탄, 석유, 가스 등 에너지업체들과 항공, 해운 등 운송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불만을 삭이고 있다. 이들은 기후협약의 결과 뒤따를 규제로 인해 비용 증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우려하고 있지만 기후변화를 최소하하자는 움직임이 시대적 대세가 되자 대놓고 반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13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석탄, 석유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당장 협정으로 인해 기존의 화석연료경제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애써 안도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협정문에 석탄산업이 에너지 혼용의 일부로서 성장할 여지가 남아 있다며 안도하는 석탄업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벤자민 스포튼 세계석탄협회장은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석탄을 연료로 쓰고 있다"며 한동안 기존의 탄소 의존적인 경제가 계속될 것임을 암시했다. 그는 또 석탄산업의 생존을 위해 "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에너지를 얻기 위해 사용되는 화석연료를 연소 또는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방출하지 않고 포집, 회수하여 격리하는 기술)에 대한 재정지원을 제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항공업과 해운업은 인간이 배출하는 전체 탄소 가운데 각각 5%와 3%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운송업체들은 기후변화 논의를 우려스런 시선으로 지켜봐 왔지만 이번 협정문에 이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는 담기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미국 상공회의소는 값비싼 대체에너지 비용 부담을 포함해 과거 기후변화 논의에서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이번에도 해결되지 않고 남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WSJ에 따르면 상공회의소 기후변화 담당자는 이번 협정에 대해 "상당수가 미국의 경쟁자들인 국제사회 구성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더 비싸고 부존량도 부족한 에너지를 사용하게 만들어 미국의 업계, 노동자, 소비자들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협정이 기업이 부담해야할 비용에 대해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이처럼 비용과 경쟁에 대한 부담을 져야 하는 업체들과는 달리 유통업체 등은 대체로 환영 일색이다. 고객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염려하고 협정을 지지하고 있어 협정 타결을 환영하는 것이 기업이미지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 업체들은 에너지 절약으로 비용 절감 등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월마트를 비롯한 유통업체들은 환경친화적인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서 태양광 패널, 연료 재활용장치, 절수장치 등을 설치하고 더 높은 연료 효율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환경친화정책에 동조하는 보다 뛰어난 직원들을 끌어모으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동시에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에드워드 스나이더는 "고객들 뿐만 아니라 직원들 역시 기후변화 해결에 동참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