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내년 성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5일 열린 이재현 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도 실형이 확정되자 CJ그룹은 '참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비고의 해외진출을 통한 한식세계화와 CJE&M의 한류스타 공연 등 문화 한류를 주도해왔던 CJ는 이 회장이 구속기소되면서 구심점을 잃었다. 파기환송심에서 이 회장이 징역 2년 6개월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으면서 CJ그룹의 글로벌화는 또 다시 재상고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그룹은 이번 사건을 대법원에 재상고할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잇따라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이 회장 역시 파기환송심에서 기존의 판결을 뒤집는 선고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건강 악화로 투병중인 이 회장에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CJ그룹 관계자는 "수형생활 불가능한 건강상태임에도 실형이 선고돼 막막하다"며 "그룹도 경영차질 장기화에 따른 위기상황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로 이 회장이 구속기소되면서 CJ그룹의 투자는 위축됐고 대형 M&A에서 고배를 마시는 등 적잖은 후유증이 발생했다. 이 회장 구속 전인 2012년 2조9000억원을 투자했던 CJ그룹은 지난해 1조9000억원으로 2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투자규모가 축소됐다.
기업 성장을 위한 M&A에서 고배를 마셨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월 싱가포르 물류업체 APL로지스틱스 인수에 실패했고 CJ오쇼핑도 티켓몬스터(이하 티몬) 인수전에 본입찰에 불참했다. CJ CGV도 인도극장기업 2곳을 인수하려다 다른 기업에 밀려 인수에 실패했다.
CJ헬로비전 매각 매각에는 성공했지만 일각에서는 헐값 매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4년전만해도 강남방송과 울산방송등 2개 SO를 4000억원에 매각한 사례를 볼 때 업계 1위 CJ헬로비전의 1조원 매각은 덤핑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것.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앞으로 코웨이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회장의 실형 선고로 인수작업이 순조롭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이 회장은 조세포탈·횡령·배임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기소됐으며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CMT(샤르콧 마리 투스)라는 신경근육계 유전병을 앓고 있는 이 회장은 1심 재판 중이던 2013년 8월 신장이식수술을 받았으며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채 재판을 받아왔다. 이 회장은 법원이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내년 3월 21일 오후 6시까지 4개월 연장함에 따라 당장의 법정 구속은 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