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프로듀서(PD) 일문일답
나 PD는 좋은 프로그램에 대해 ▲새롭고 ▲재밌고, ▲의미가 있어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공한 PD지만 지금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때 마다 '무섭다'고 했다. 다음은 나 PD와의 일문일답.
―어떻게 PD를 하게 됐나.
▲대학교 연극반 활동이 계기였다. 공연을 올리고난 후 다 함께 해냈다는 성취감이 그 어떤 마약보다 짜릿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느낌을 계속 가지면서 일하기 위해 찾은 길이 PD였다.
―PD의 역할은.
▲프로그램의 선장이다. PD가 하는 일의 절반은 오거나이징(organizing)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같이 일하는 것도 PD의 능력이다.
―PD와 작가의 역할은 어떻게 다른가.
▲PD와 작가의 전통적 개념이 많이 사라졌다. 예능은 PD와 작가의 역할 구분이 거의 없이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토론한다. 다만 PD는 방송국 직원이고 작가는 프리랜서 개념이다. 요즘 작가의 위상이 많이 높아져 능력에 따라 빨리 성장할 수 있다.
―예능 스탭진의 통상 인원은.
▲음악 프로그램은 20명 가량이며 야외촬영의 경우 외부 팀을 조합해서 30명에서 100명 정도 동원된다. 프로그램마다 차이가 있지만 '꽃보다 청춘'은 30명, '1박2일'은 70~80명, '런닝맨'은 100명 이상이다.
―방송국 PD 서류 전형의 글쓰기, 어떤 식으로 해야 하나.
▲형식이 새로우면 내용은 안정적이어야 하고 내용이 새로우면 형식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그런 글을 읽을 때 안정감 속에서 재미를 찾는다. 인사담당자들은 '이 친구는 안정적인 인재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단하다고 느낀 프로그램이 있다면.
▲비정상회담은 소위 '쩐다'고 표현할 수 있다. 제목부터 구성, 디벨롭(develope), 결과물 모두 완벽하다. 만약 예능프로그램 강연을 한다면 가장 좋은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삼시세끼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커피마시다가 나온 아이디어였다. 동료들과 커피 마시던 중 이우정 작가가 '시골에서 부침개 먹고 쉬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던지면서 시작됐다. 돈을 모아 시골에 집을 사려고 했으나 너무 비쌌다. 그 아이디어에서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이 나왔다.
―좋은 프로그램이란.
▲새로울 것, 재미있을 것, 의미가 있을 것. 이 3가지 요소가 있으면 좋은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 셋을 다 갖춘 프로그램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하나라도 갖추면 성공적, 두 개는 대박, 3개를 갖추면 5년 이상 장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길을 걸어가면서 포기한 것이 있나.
▲개인 시간이다. 야외 버라이어티는 노동 집약도가 높다. 새벽까지 일하거나 밤을 새우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동료들과 늦은 시간까지 함께 대화를 나누며 그렇게 일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는다.
―성공에 대한 확신은 어떻게 얻었나.
▲확신은 없다. 이 바닥에서 잘 나간다고 말하는 나도 프로그램을 낼 때마다 너무 무섭다. 그래서 동료가 필요하다. 이 과정 자체를 충분히 즐기고 서로 격려해줄 수 있는 동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