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신기록의 '영광'…도박·비리·부패 등 '그늘'도
올 한 해 동안 스포츠계에서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에 힘을 얻었고, 한계를 극복한 신기록도 나왔다. 극적인 드라마로 만들어낸 기적 같은 우승도 있었다. 그러나 화려한 영광 뒤에는 그늘도 있었다. 도박·비리·부패 등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다사다난했던 2015년 스포츠계의 10대 뉴스를 정리했다.
◆ 도박과 뒷돈으로 드러난 치부
한국 프로 스포츠는 도박과 뒷돈 파문이 또 한 번 치부를 드러냈다. 프로야구는 삼성 라이온즈의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 등이 원정 도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켰다. 프로축구는 심판 2명이 경남FC로부터 유리한 판정에 대한 부탁과 함께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또한 프로농구는 일부 선수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3명이 제명을 당하고 9명이 10∼54경기 출전 정지를 당했다. 해당 구단과 경기단체에서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그럼에도 한국 프로 스포츠에 2015년은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았음은 분명하다.
◆ 골프의 새로운 역사 쓴 박인비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골프 역사의 한 페이지를 또 한 번 장식했다. 지난 8월 2일 끝난 2015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인비는 여자골프에서 역대 7번째로 5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4개 대회를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5승을 포함해 통산 17승을 수확한 박인비는 평균타수 1위에 올라 명예의 전당 가입에 필요한 포인트 27점을 모두 채웠다. 2016년 시즌만 뛰면 LPGA 투어 활동 기간 10년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킨다.
◆ 대한체육회·국민생활체육회 통합 추진
지난 3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지난 25년 동안 나뉘어져 있었던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체육 단체를 일원화해 효율성을 높이고 체육 발전의 시너지를 낸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통합 과정에서 진통이 잇따랐다.대한체육회는 2016년 8월 리우올림픽 등 국제대회를 앞두고 체육단체를 무리하게 통합하면 혼란이 일어난다며 통합 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양 단체는 내년 3월 27일 이내에 통합을 완료하되 통합 회장 선거는 리우올림픽 이후인 내년 10월 31일 전까지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 두산,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올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의 승자는 두산 베어스였다. 두산은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5연패를 노리던 삼성 라이온즈를 제압하고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두산은 올 시즌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3승 1패),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3승 2패)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대구 원정 1차전에서 8-9로 역전패했지만 2차전부터 내리 4연승을 거두며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 한국 야구, 프리미어12 기적 같은 우승
김인식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달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미국을 8-0으로 완파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달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 개막전에서 한국은 완패를 당해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한국은 준결승전에서 다시 일본과 만나 4-3의 대역전극을 펼쳐 개막전의 패배를 설욕했다. 기세를 이어가 결승전에서 미국을 꺾었다.
◆ 메이저리그에서의 눈부신 활약
올해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강정호(28)는 올 시즌 타율 0.287에 15홈런 58타점으로 기대 이상의 데뷔 시즌을 치렀다. 시즌 막판 불의의 부상을 당했지만 피츠버그의 포스트 시즌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내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시도도 이어졌다. 박병호(29)는 4년 1200만 달러의 연봉으로 미네소타 트윈스로 이적했다. 김현수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으로 2년 700만 달러(약 82억5000만원)에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입단을 합의했다.
◆ 박태환, 약물 파문으로 선수자격 정지
'마린보이' 박태환(26)에게 2015년은 잔인한 한 해였다. 약물 파문으로 18개월 동안 선수자격 정지라는 징계를 받은데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딴 메달도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지난해 9월 3일 금지약물 검사를 받았다. 이때 채취한 소변 샘플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이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됐다. 이에 국제수영연맹(FINA)는 지난 3월 박태환에계 내년 3월 2일까지 18개월 동안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 광주 하계U대회 성공적 개최…사상 첫 종합우승
지난 7월 3일부터 14일까지 광주와 전라남북도에서는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가 열렸다. 1만2337명에 달하는 선수와 임원이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의 유니버시아드였다.
대학생들의 축제이지만 한국은 내로라하는 스포츠 강국들을 제치고 하계 종합대회에서 사상 처음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에서 한국이 종합 1위에 오른 것은 2007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유니버시아드에 이어 두 번째였다. 하계 대회로는 처음이다.
◆ 김국영, 남자 100m 육상 한국신기록 달성
김국영(24·광주광역시청)은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썼다. 지난 7월 9일 광주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10초16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0년 6월 7일 전국육상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자신이 기록한 10초23을 5년 만에 0.07초 앞당긴 한국신기록이다.
강도 높은 훈련을 하면서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준비한 김국영은 그토록 바라던 10초1대의 기록을 실전에서 세웠다. 올림픽 기준 기록도 통과했다. 그의 2016년 목표는 "리우 올림픽에서 또 한국신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 FIFA 부패 스캔들…정몽준 회장 징계 논란
국제축구연맹(FIFA)은 2015년 한 해 동안 부패 스캔들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5월 27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당국은 미국 사법 당국과 공조해 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국 선정과정에서 돈세탁과 신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FIFA 고위급 간부 7명을 전격 체포했다.
'부패의 몸통'으로 지목된 제프 블라터 회장도 결국 사퇴했다. 차기 회장에 도전장을 내민 정몽준 FIFA 명예 부회장 겸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6년 징계를 받고 결국 FIFA 회장 선거 도전을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