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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푸드

부채 덩어리 동아푸드 연대보증의 덫, 동아원그룹 침몰 불렀다

동아푸드 채무 300억대...美 와이너리 매각협상도 난항

동아원 그룹 이희상 회장



2000년대 초반만해도 무차입경영을 이어오던 건실한 기업인 동아원이 300억원대의 채무때문에 워크아웃 위기에 직면하자 재계에서도 의아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동아원그룹은 지난 18일 공시를 통해 회사채 원리금 303억9750만원을 갚지 못했다며 필요한 경우 채권금융기관의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를 받을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주가조작과 압수수색에 이은 법정관리는 STX그룹의 해체과정이나 웅진그룹의 사세 축소와도 닮은 꼴이다.

동아원그룹은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등 3인의 전 대통령과 사돈관계로 화려한 혼맥을 자랑하는 기업이다.

20일 재계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아원이 제2의 STX, 웅진그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국제분이 동아제분을 인수합병하면서 탄생한 동아원그룹은 제분업과 사료사업이 그룹의 근간을 이뤘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을 전후해 미국에 와이너리를 설립하고 미국산 소고기를 유통하는 동아푸드 등 신규사업을 크게 늘렸다. 수입차 딜러사와 패션 기업 '모다리슨'까지 설립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없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동아원이 위기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했다.

◆ 화려한 혼맥 초라한 기업실적

동아푸드는 2002년 설립된 육류 유통기업이다. 이 회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미FTA 를 타결한 후 당시 비난의 대상이 된 미국산 소고기 수입유통에 적극 나섰던 회사다. 한국제분의 100% 자회사인 동아푸드의 지난해 매출은 379억원, 영업손실은 9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동아원그룹의 당기순손실의 10% 이상에 달하는 83억원이었고 단기차입금만해도 341억원으로 한 해 매출과 맞먹는다. 동아푸드의 부채는 동아원 주력 계열사인 한국제분과 동아원이 지급보증을 하고 있다.

식품업계와 금융투자업계는 동아푸드의 누적된 적자와 얽히고 섥힌 연대보증이 동아원그룹 부실의 근간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 설립된 KODO가 보유한 다나 이스테이트 와이너리도 위기를 부른 원인 중 하나다. 무차입경영을 고수해왔던 동아원그룹이 와이너리를 인수하며 은행돈에 손을 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와이너리는 중국기업과 매각 협상 중이나 가격에 대한 이견이 커 순조로운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와이너리가 세간에 알려진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을 찾아내는 과정에서다. 이희상 동아원 회장은 전 전 대통령의 3남인 전재만씨의 장인이다. 전 전 대통령의 재산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와이너리도 함께 조사를 받았던 것.

이 회장은 전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전직 3명의 대통령과의 남다른 인연으로도 주목받는 기업인이다. 이 회장은1남 3녀를 두고 있는데 3명의 딸 모두 대통령가와 인연이 있어 재계에서는 그를 '혼맥 끝판왕'이라고도 부른다.

장녀 윤혜씨의 남편은 알려진대로 전 전 대통령의 셋째인 재만씨다. 차녀 유경씨는 신명수 신동방그룹 회장의 동생인 신영수 서울대 의대 교수의 아들 신기철씨와 혼인했다. 신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의 장인이었다. 막내딸 미경 씨는 조현준 효성 사장과 결혼했다. 조 사장의 사촌 동생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사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임을 감안하면 이대통령과도 인연이 닿아있다.

◆FMK·나라셀라·사옥까지 매각

동아원그룹의 위기는 지난해부터 감지돼 왔다. 지난해 동아원은 16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당기순손실도 744억원에 이르렀다.

동아원은 올들어 계열사 매각을 단행하며 회생 의지를 불태웠지만 일부 계열사의 매각 난항과 부실 계열사에 대한 연대 지급보증 등이 발목을 잡으면서 법정관리라는 극단적인 선택만 남겨둔 상황이다.

동아원은 올들어 계열사를 줄줄이 내다 팔았다. 계열사 매각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으로 그룹해체를 막아보고자 했던 것, 지난 3월 마세라티와 페라리 수입사인 FMK를 150억원에 매각한데 이어 서울 신사동 포도플라자도 150억원에 팔았다. 포도플라자 지하에 위치한 '뱅가'는 세계 100대 와인레스토랑을 선정하는 '레스토랑 와인리스트 어워드' 6년 연속 수상의 쾌거를 이루면서 국내외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는 레스토랑이다. 계열사 대산물산의 사옥인 서울 논현동 소재 운산빌딩은 물론 다나이스테이트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열사인 나라셀라까지 250억원에 오크라인에 팔아치웠다. 오크라인은 경기도 여주군에 와인 보관을 위한 지하 와인 저온 창고, 1만8000㎡(5000평) 규모의 보세 창고를 운영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유류 및 화공약품 보관·운송 업체인 당진탱크터미널은 LG상사에, 캄보디아 사료 계열사인 코도피드밀은 CJ제일제당에 매각했다.

그러나 회사채 상환에 실패하면서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노력도 무용지물이 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그룹 경영권 외에 더 팔 회사가 거의 남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료 제조 판매회사인 에스씨에프는 사실상 지주회사인 만큼 매각이 어렵다. 지배회사인 한국제분까지 팔겠다고 나섰지만 매각 협상이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라고 들었다"며 "미국 와이너리가 제값을 받는다면 좋겠지만 이미 가격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라 매각된다해도 그룹 회생을 위한 자금조달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희상 회장은 중견기업연합회장을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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