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또 한국인 피살…"강력사건 이면에 현지인과 금전타툼 있을 것"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21일 필리핀에서 우리 교민이 또 다시 살해당하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교민과 관광객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필리핀 중부 바탕가스 주 말바르 시에서 조모(57) 씨가 자신의 집에 침입한 4인조 괴한의 총격에 숨지면서 올해 들어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11명으로 늘어났다. 필리핀에서 살인 사건으로 숨진 한국인 수는 2012년 6명에서 2013년 12명으로 급증했고, 2014년 10명에 이어 2015년에도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2012년 이후 해외한국인 피살 사망의 약 40%가 필리핀에서 발생했다.
숨진 조 씨는 20여 년 전 필리핀으로 건너와 건축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괴한들이 금품을 훔친 흔적이 있지만 주변 사람의 말을 고려할 때 사업이나 금전 관계에 얽힌 청부 살인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25년 넘게 필리핀에 살고 있다는 신모(59) 씨는 "강력 사건의 이면에는 현지인이나 교민 간에 금전 다툼과 같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주의하면 생활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재원 정모(51) 씨는 "한국인을 상대로 강력 범죄가 발생하면 현지 경찰이 끝까지 추적해 일벌백계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하다"며 "현지인과의 갈등과 위험지역 방문을 피하고 튀는 행동을 하지 말도록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는 100만 정 이상의 총기가 불법 유통돼 강도와 살인에 이용되고 있다. 특히 수백 달러만 주면 고용할 수 있는 청부살인업자를 통해 금전이나 사업 분쟁의 상대를 살해하는 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지문과 통신 조회 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아 이런 강력 사건이 일어나도 경찰의 범인 추적에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