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티내지 않으면서 주주를 우대하는 기업들이 눈길을 끈다. 상장사 배당 확대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주식 배당과 유사하게 주식을 지급하지만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무상증자를 통해 주주 이익을 배려했다는 평가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보통주 89만1744주와 기타 주식 1만1395주를 무상증자하기로 결정했다.
주당 신주배정 주식수는 각각 0.05주다. 주당 액면가액은 2500원이다. 지주사인 JW홀딩스도 보통주 112만6182주의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주당 신주배정 주식수는 0.02주이며, 액면가액은 500원이다. 신주배정기준일은 내년 1월1일이다.
보령메디앙스는 주당 0.0185559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보통주 1주당 0.0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발행 신주는 한미약품 20만4202주(액면가 2500원), 한미사이언스 11만4768주(액면가 500원)며 신주 배정기준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2005년부터 매년 5% 무상증자를 실시해왔다.
푸른기술은 보통주 155만5천262주를 무상증자한다. 주당 신주배정 주식수는 0.5주이다.
테스는 보통주 1주당 신주 0.0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에 나선다.
유진테크는 보통주 54만3615주에 대한 무상증자를 결정했다다. 신주 배정 비율은 1대 0.025이다.
이들 무상증자의 신주 배정 기준일은 모두 내년 1월로 얼핏 보면 주식 배당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주식배당형 무상증자'다.
그러나 주주들이 누리는 혜택엔 차이가 난다.
우선 무상증자는 본질적으로 배당이 아닌 만큼 주주들은 주식 배당과 같은 이익을 얻고도 소득의 15.4%에 달하는 배당소득세를 낼 필요가 없다.
아울러 주식도 빨리 받을 수 있다.
주식 배당은 3월 주총 이후에나 지급되는 반면 무상증자는 1월 중순이면 주주들에게 주식을 나눠준다.
기업 입장에서 주식 배당은 기업 이익잉여금에서 나눠주지만 무상증자는 자본잉여금으로 주는 차이가 있다.
재정이 튼튼한 기업은 주식 배당 대신 무상증자로 주주를 배려할 여지가 크지만 이런 시도를 하는 곳은 많지 않다. 주식배당형 무상증자를 하면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아 생색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도 오로지 주주 가치 제고만 목적인 것은 아니다. 제약주는 유통 주식수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0.05주의 무상증자를 결정할 경우 주식 유통을 매년 5%씩이라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같은 배당을 하더라도 주주를 더 배려하는 무상증자 실시 기업들은 주가도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유한양행이 리더 역할을 하는 가운데 같은 업종의 제약사들도 이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