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저것 보세요. 어휴 징그러워" 우리 편의점에 과자를 사러 온 아이가 TV에 나온 금연광고를 보고 내게 건넨 말이다. 고개를 돌려보니 "후두암 1㎎ 주세요"라는 광고가 이어졌다. '내용이 너무 심한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TV방영 중인 자극적인 금연광고의 효과를 기대하는 이도 있겠지만, 오히려 나같은 담배 판매인이나 흡연자들은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조그만 흉기조차 모자이크로 처리하는 다른 프로그램들과 달리 흉측한 환자 모습이 그대로 노출되는 이번 광고를 시청해야만 하는 이들은 불쾌감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이를 지켜보는 편의점 업주들은 억울하고 답답할 따름이다. 흡연을 하면 무조건 암에 걸린다는 직설적 표현 때문이다. 합법적으로 담배를 판매하는데도 질병을 팔고 있다는 것인가. 죄인이 된 기분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금연광고 영향 탓에 담배 매출이 점점 줄어들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담배는 편의점 전체 매출 중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상품이다 보니 점주들에게 담배는 생존권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나는 영세한 편의점주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금연광고를 추진한 보건복지부의 불통행정에 화가 난다. 복지부가 담배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자영업자들의 의견을 단 한 번이라도 들어봤는지, 광고의 부작용은 없는지를 찬찬히 살펴보고 정책을 실행했는지 찾아가서 따지고 싶은 심정이다.
금연정책이 중요할 수도 있지만, 편의점 자영업자들은 합법적으로 담배를 판매할 뿐, 암(癌) 덩어리를 파는 사람들이 아니다. 담배가 불법이 아닌 이상 우리는 이 기호품을 정당하고 자유롭게 팔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금연광고는 지나친 면이 다분하다.
나는 담배 판매인을 비롯해 흡연자든 비흡연자든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심리적 고통을 안겨주는 금연광고를 곧바로 중단해 주길 간곡히 요청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강조했듯 암질환 유발의 첫 번째 원인은 '스트레스'다. 정부가 금연광고 방영 중단으로 편의점주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앞으로 우리 소상공인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정선희 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