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우체국에 갔더니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씰이 나왔더라고요. 초등학교 때는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마음만으로 크리스마스 씰을 사야겠다 다짐하며 겨울 방학을 기다린 기억이 제게도 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선생님은 모두에게 크리스마스카드를 만들 준비를 해오라고 하셨고, 그때는 1,000원 이면 크리스마스카드를 만들 수 있는 재료 꾸러미를 문구점에서 살 수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카드를 만드는 미술시간이 되면 너무 재미있어서 오지랖을 부리며 옆 반 친구들에게 까지 모든 덕담을 잔뜩 담아 크리스마스카드를 만들어 돌리던 어린 시절의 제가 떠오릅니다. 누가 더 많이 받았나? 세어보기도 하고 파격적인 모양에 도전한다며 길쭉하게도 만들어보고 반짝이 풀은 없어서는 안 되는 마법의 재료였죠.
'merry christmas!' 라고 쓰는 게 지겨워지면 'X-MAS!' 라고도 써봤다가 '축 성탄!' 이라고도 써봤다가 갖은 기교를 부리며 카드를 만들었는데 언젠가부터는 크리스마스를 사게 되고, 또 언젠가부터는 장문의 문자로 대신하다가 작년에는 크리스마스 이미지가 들어간 이모티콘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 응답하라 1994! 초등학교 시절의 제가 되어 몇 장 되지 않더라도 손글씨로 크리스마스카드를 만들어 써보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산타할아버지 그리는 연습을 좀 해야겠어요.
오늘의 명화는 세상에 수많은 산타클로스들을 그린 작품들입니다. 다양한 산타클로스를 그림으로 남긴 이 화가는 스웨덴의 Jenny Nystrom (1854-1946)라는 여성화가입니다. 그녀는 수많은 크리스마스 일러스트를 그렸고 그녀의 작품은 스웨덴에서 상당히 인기 있는 크리스마스 엽서가 되었어요.
다양한 크리스마스카드에 적힌 "god jul"은 스웨덴어로 '메리 크리스마스!' 라는 뜻입니다. 오늘은 퇴근 후 시간이 남으면 소중한 사람들에게 건 낼 크리스마스카드를 만들어보거나 구경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소영(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 대표/bbigsso@naver.com/출근길 명화 한 점, 그림은 위로다. 명화보기 좋은 날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