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결별의 불똥이 SK의 지배구조로 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재산분할 과정에서 노 관장에게 지주사인 SK 지분 일부를 떼어주고, 그로 인해 그룹 지배력의 약화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노 관장은 현재 SK 0.01%, SK이노베이션 0.01% 등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지분 구조만 보면 큰 영향은 없다.
하지만 두 사람이 합의이혼으로 재산분할을 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법에서는 부부가 결혼 후 형성한 재산에 대해선 기여도 등에 따라 분할토록 규정하고 있다.
최 회장은 SK 23.4%, SK케미칼 0.05%, SK케미칼우 3.11% 등 4조원 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40억원대의 자택을 빼고는 부동산은 거의 없다.
시장에서는 노 관장이 재산분할을 할 때 현금이나 다른 자산보다 그룹 성장 과정에서의 기여도를 주장하며 SK텔레콤 등의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SK그룹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퇴임 이듬해인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이혼 과정에서 노 관장 측이 계열사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지배력 약화 우려가 나온다"며 "SK 등 계열사 지분을 나누면 최 회장의 지배력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 입장에선 지배력을 유지하려면 지주회사인 SK 보유 지분을 유지해야 한다.
그룹 지주회사인 SK 지분은 최대주주인 최 회장 자신이 23.4%를 갖고 있고 여기에 여동생 최기원씨 보유 지분 7.46%를 합치면 30.86%가 된다. 그러나 지주사인 SK에 대해 과반 의결권을 확보하려면 50%+1주 수준의 지분을 보유해야 하고 특별결의 정족수만 충족하려 해도 33% 이상의 지분을 가져야 한다.
과거 상장사 오너의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을 보면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은 2006년 전 부인에게 53억원의 재산을 떼어줬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회사 지분 1.76%(300억원)를 전 부인 몫으로 분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