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빅리그'에서 뛰게 된 김현수(27)가 "미국에서 은퇴하고 싶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실패자라고 생각한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김현수는 29일 서울 대치동 컨벤션 벨라지움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미국 프로야구 활동 계획과 각오를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현수는 "미국에서 잘해 은퇴한 뒤 돌아오고 싶다.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미국에서 나를 원하는 팀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으로 유턴하면 실패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현수는 2년 동안 700만 달러(약 82억 원)의 조건으로 볼티모어와 계약했다. 헐값 계약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김현수가 단기 계약을 통해 30세가 되는 시즌에 또 다른 대박을 노릴 가능성이 생겼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현수는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정말 잘해줬으니까 이렇게 계약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정호가 다져놓은 기반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기본은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자 많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결해보고 싶은 투수로는 좌완 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보스턴 레드삭스)를 꼽았다. 프라이스는 이번 비시즌에 보스턴과 7년 동안 2억17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의 좌완 투수다.
김현수는 "프라이스는 공격적인 선수다. 볼넷을 좀처럼 안 내주는 선수라서 꼭 한번 상대해보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어떻게 적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부닥쳐봐야 할 것 같다"며 "시범경기 때 최대한 많이 나가서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현수는 2006년 두산 베어스 연습생(신고선수)으로 입단해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한 자타 공인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교타자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10년 동안 통산 타율 0.318, 출루율 0.408, 장타율 0.488을 기록했다.
올해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고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에서도 한국 대표팀의 우승에 공헌했다. 내년 메이저리그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볼티모어는 박병호(29)가 속한 미네소타 트윈스와 내년 4월 5일부터 캠든야드에서 개막 3연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