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 NH농협은행장이 29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NH농협은행 제공
김주하 NH농협은행장이 "제가 못다 이룬 '강하고 경쟁력 있는 은행'의 꿈을 이경섭 은행장과 여러분이 반드시 이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29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정든 농협을 떠나지만 그동안 현장에서 누차 강조해왔던 슬기, 열기, 온기의 덕목을 후배들이 간직해 달라"며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 "이제 7·8부 능선은 넘었지만 향후 2~3년은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이라며 "가야 할 길이 먼만큼 사업구조개편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며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 달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이날 "35년간 농협에 몸담아 왔다"며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었던 제가 은행장이란 막중한 소임까지 마친 지난 시간은 마치 꿈길과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임기 동안 업적에 대해 "현장 중심 경영을 통해 여신, 수신, 방카슈랑스, 펀드, 신탁, 퇴직연금 등 주요사업에서 은행권 최상위 실적을 거양했다"며 "자산건전성도 개선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핀테크, 복합점포 등 금융권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대포통장을 최저 수준으로 줄였으며, 사회공헌도 4년 연속 1등 은행에 뽑혔다"고 덧붙였다.
농협에서 느낀 좌절과 기쁨의 순간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김 행장은 "1982년 농협 최초의 적자 결산, 1994~1996년 사이 회사채 지급보증과 미즈론의 대량부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2008년 리먼사태 등 모진 풍파에 맞섰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그래서 농협은행 2대 은행장에 취임할 때 강하고 경쟁력 있는 은행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김 행장은 아울러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경영 환경을 고려해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고 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슬기와 농협을 더욱 발전시켜 후배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사명감, 소통의 리더십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1955년생으로 대창고등학교와 숭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8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농협은행 심사부장, 금융기획부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NH농협은행장을 맡기 직전에는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을 지낸 '정통 농협맨'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올해 말 퇴임하는 농협중앙회 상무 4명과 농협은행 부행장 6명의 퇴임식이 함께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