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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아세안경제공동체 출범, 중국에 도전…경제 격차, 저임금 노동자 희생 극복해야

6억 아세안경제공동체 출범, 중국에 도전…경제 격차, 저임금 노동자 희생 극복해야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6억3000만 명의 인구규모 세계 3위, 역내 국내총생산(GDP) 2조7000억 달러의 경제규모 세계 7위인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31일 출범한다. 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1961년 가입), 인도네시아·싱가포르(1967년), 브루나이(1984년), 베트남(1995년), 라오스·미얀마(1997년), 캄보디아(1999년) 등 아세안 회원국 10개국이 모두 참여한다.

AEC는 단일 제조업 생산기지이자 단일 거대 소비시장을 추진해 중국의 대항마가 되길 꿈꾸고 있다. 웅대한 도전이지만 만만치 않은 장애물들을 넘어야 한다. 당장 물류를 막는 비관세 보호장벽을 철폐해야 한다. 구성국들 사이의 경제격차도 극복해야 한다. 특히 한계까지 내몰릴 저임금 노동자들을 구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극심한 사회불안이라는 후과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

◆30세 이하 노동인구 3억3000만 명 '성장 엔진'

AEC의 도전 목표는 지난달 창설 합의 당시 채택된 향후 10년간의 실행계획 'AEC 비전 2025'에 잘 나타나 있다. 2025년 AEC의 전체 인구는 거의 7억 명을 바라보게 된다. 지난해 인구는 6억3000 명 수준이었다. 이 중 3억3000만 명 가량이 30세 이하다. 중국에 버금가는 제조업 생산기지를 노려볼 만큼 젊고 활기찬 지역이다. 경제성장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AEC는 2025년 1인당 GDP 6618 달러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는 4130 달러였다.

이를 위해 AEC는 구성국간 관세를 더욱 낮추고 노동력·서비스·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추진한다. 단일 생산기지·단일 소비시장을 위해서다. 지난해 AEC 구성국간 교역액은 전체의 25% 수준에 그쳤다. AEC는 2030년까지 이를 두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AEC는 1990년대 후반 동남아시아를 휩쓴 경제위기를 계기로 추진됐다. 당시는 아세안 10개국이 똘똘 뭉쳐 외부의 도전에 맞서자는 취지였다. 구성국간에는 위기 극복 과정에서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홀대당했다는 공감대가 흘렀다.

10여 년 창설 노력이 계속되는 동안 목표는 더 원대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AEC 출범은) 중국과 일본에 대항할 지역블록을 형성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AEC는 중국의 대항마로서 미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재균형 정책의 일환으로 AEC 출범을 적극 지원했다. 아시아재균형 정책의 골자는 대중국 봉쇄다.

미국은 지난 10월 타결된 환태평양경제공동체(TPP)와 AEC를 아시아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견제할 두 축으로 삼고 있다. TPP에는 AEC의 구성국 중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이 이미 참여했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이 추가 가입을 고려 중이다. 베트남, 브루나이, 필리핀 등은 남중국해를 두고 대립하는 국가들이다.

AEC가 성공한다면 중국은 이웃에 강력한 견제자를 두게 된다.

◆경제 격차…빈곤국 저임금 노동자 희생 우려

하지만 AEC는 넘어야할 장애물이 하나 둘이 아니다.

당장 물류의 자유로운 이동부터가 문제다. 지난 10여 년 동안 민감한 품목에 대한 관세는 거의 제로 수준으로 낮아졌음에도 구성국 간 이동은 외부 국가들보다 자유롭지 못했다. 비관세 보호무역장벽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싱가포르의 기업들은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국가들에 수출하기보다 차라리 한국에 수출하기를 원한다"며 "아세안 국가로의 수출은 자유무역협정(FTA)이 있음에도 선적과정에서 승인이 나기까지 너무나 지체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싱가포르 기업인 골든브릿지의 경우 필리핀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기까지 19개월이 걸리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AEC는 2018년까지 이 같은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정확이 무엇이 비관세 장벽이고 보호무역조치인지에 대한 공감대조차 이루지 못했다"고 전했다.

비관세 장벽보다 더욱 큰 장애는 구성국 간 경제 격차다. 태국의 방콕포스트는 말레이시아·태국·브루나이·싱가포르는 이미 절대빈곤에서 벗어났고, 베트남·인도네시아·캄보디아가 기대 밖의 성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대다수 구성국에서 절대 빈곤층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빈곤국가의 저임금 노동자들은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면 한계상황으로 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WSJ도 필리핀 싱크탱크를 인용해 "소비자와 기업들은 가격에 혜택을 보겠지만, 저임금 노동자들은 더욱 낮아질 보수에 힘겨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필리핀 네그로섬의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들은 하루 10시간 2 달러 40 센트의 임금을 받고 땡볕 아래서 노동하고 있지만, 태국산 저가 사탕수수에 더욱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또 자동차 관련 산업의 경우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 간 피말리는 경쟁이 예고되고 있어 노동자들의 삶은 더욱 고통스러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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