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의 '인터넷 플러스'부터 왕신링의 '아우라'까지…2015년 중국 5대 유행어
왕신링이 자신의 SNS에 올려 논란이 된 사진. 사진=웨이보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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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한 해 동안 화제가 된 유행어들은 그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거울이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후리엔왕지아, 촹커, 주야오칸치즈, 바오바오, 청후이완 등이 유행했다. 중국 정치, 경제, 사회 변화와 함께 중국인들의 심리 변화까지 읽을 수 있는 유행어들이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CCTV, 신화통신, 인민일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뽑은 유행어 5가지를 소개했다.
처음으로 꼽힌 유행어는 '인터넷 플러스(Internet Plus)', 중국어로는 '후리앤왕지아'이다. 원래 바이두의 창시자인 리옌홍이 '인터넷적 사고'(중국어로는 후리앤왕 스웨이)라고 했던 것을 올해 초 양회에서 리커창 총리가 표현을 달리 해 중요정책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리 총리는 당시 업무보고에서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을 현대 제조업과 결합해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산업, 금융업 등의 발전을 도모해 인터넷 기업들이 국제 시장에서 활약하도록 돕겠다고 했다. 신화통신은 '후리앤왕지아'에 대해 전통적인 산업을 인터넷과 결합해 침체된 경제와 산업을 다시 부흥시키자는 정책이라고 소개했다.
두 번째 유행어인 '촹커' 역시 리 총리에게서 나왔다. '촹커'는 영어로는 '메이커(Maker)'라는 말로 흥미와 취미에서 나온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실로 변화시키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인터넷 용어다. 리 총리는 양회에서 혁신과 창조산업을 국가의 기본전략으로 삼아 다수의 '촹커'를 배출하겠다고 했다. 중대한 정치행사에서 딱딱한 용어 대신 사람들에게 친숙한 인터넷 용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중국 정치권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유행어라는 평가다.
세 번째 유행어의 주인공은 대만 인기여가수인 왕신링(王心凌)이다. 지난 11월 왕신링은 웨이보에 자신의 앨범재킷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됐다. 왕신링이 섹시한 포즈로 장신구를 양손에 잔뜩 들고 있는 사진이었지만 한 손에 목걸이가 끼어있는 햄버거였다는 게 논란이 됐다. 뭔가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그러자 왕신링은 '주야오칸치즈'라고 적어 올렸다. '기질(아우라), 개성이 있지 않은가, 주로 그것을 보라'는 의미였다.
이후 이 말은 SNS를 통해 숱한 패러디를 낳았다. 최근에는 중국의 심각한 스모그 문제 해결을 풍자하는 데도 사용됐다. 한 중국 네티즌은 인터넷에 '주야칸치즈'라는 중국어 아래로 '신은 공기의 질을 점검하기를 원한다'라는 영문 해석을 달았다. '치즈'를 '아우라'가 아닌 '공기의 질'로, '주야오'를 '주로'라는 의미가 아닌 '신은 원한다'로 해석한 것이다.
네 번째 유행어인 '바오바오'의 주인공은 분명하지 않다. 중국 인기프로그램의 출연자라거나 한 가수의 입버릇이라는 설 등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하다. 영어로 '베이비'(애기)를 의미하는 이 단어는 주로 자신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사용돼 유행처럼 번졌다. '나 놀랐어'라는 말 대신 '애기가 놀랬잖아', '내가 부탁할게'라는 말 대신 '애기가 부탁할게'로 바꾸는 등 스스로를 '애기'로 표현해 사랑스러움을 더했다.
마지막 유행어는 '청후이완'으로 올해 웨이보와 웨이신 등 SNS를 뜨겁게 달군 말이다. 이 말도 여러가지 설이 있다. 그 중에 하나는 중국 여배우 장신위와 관련돼 있다. 장신위가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중국 동북지방 시골에서 사용하는 꽃무늬 이불 스타일의 드레스를 입자 중국 내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장신위는 웨이보를 통해 자신을 "농촌 아낙"이라고 부르면서 "당신네 도시사람들은 참 잘 떠들어요"라고 반격했다. 원래 "당신네 도시사람들은 참 잘 살아요"라는 말을 조금 바꾼 것이다. 이 말을 줄인 유행어가 '청후이완'이다. 중국은 절반 이상의 인구가 도시에 살고 있지만, 아직 30%의 인구가 농촌에 살고 있다. 도농 간 격차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