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던 경상현 ICT(정보통신기술)대연합회 회장이 2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79세.
경상현 회장은 최근 타계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문민정부 시절 체신부를 확대 개편해 신설한 정통부의 초대 장관을 지냈다.
경 회장은 서울고와 서울대 공대(2년 수료), 미국 로드아일랜드대를 거쳐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정보통신 분야 전문가다.
미국 아곤국립연구소, 벨연구소, 뉴욕대 조교수를 거쳐 전기통신연구소 선임연구부장, 체신부 장관 보좌관, 한국전기통신공사 제2부사장, 전기통신연구소 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20여년 동안 연구계에 몸담아 온 경 회장은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기술 관료가 됐다. 자통신연구소장 재직 때는 국산전전자교환기(TDX), 국산주전산기(타이컴), 고집적반도체 4메가 D램 등 IT 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전산원장 재임 중에는 세계 컴퓨터 및 통신위원회(ICCC) 부의장을 맡기도 했다. 정통부 장관 임영 직전 체신부 차관을 맡았을 때는 위성방송 전송방식,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도입 결정을 주도했다. 이 때문에 ICT 업계에서는 'CDMA 개발의 주역'으로도 불린다.
퇴임 후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초빙교수, 한국정보사회진흥원 이사장, 고려대 공대 전자공학과 석좌교수, KAIST 경영대학 겸임교수 등을 지냈다.
그러나 장관 퇴임 이후 개인휴대통신(PCS)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검찰의 수사를 받고 국회 국제통화지금(IMF) 환란조사특위의 국정조사에 출석하기도 했다.
동생이 경주현 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겸 삼성그룹 기계그룹장이었다는 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강남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5일 오전 10시 30분이다. 유족으로 아내 박요원 씨와 1남 1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