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가 밝았다. 병신년(丙申年)에는 어떤 영화가 흥행 대작을 내놓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지난해 한국영화계는 기록의 행진이었다. 영화관객은 총2억1521만명으로 2014년 2억1506만명을 뛰어넘으며 최다 영화관객수를 기록했다. 천만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도 3편씩 나왔다. 상반기 '국제시장'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암살'과 '베테랑'이 그랬다.
극장을 찾는 관객들은 외화보다 한국영화를 더 많이 봤다. 한국영화 관객점유율도 외화를 앞지르며 2011년 이후 5년 연속 기록을 세웠다. 2015년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는 흥행이 안된다는 공식도 깨버렸다. '내부자들'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로는 사상 처음으로 700만 명의 관객을 돌파했다. 2015년 한국영화 성적은 대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이러한 성공을 이어나가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먼저, 자본과 스크린의 독과점을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 영화는 대기업이 제작과 상영에 참여하면서 한국영화의 산업화, 선진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한국 영화산업 전반에 양극화의 그늘을 만들었다. 투자와 배급시스템을 모두 대기업이 좌우하고 있기 때문에 중소 투자배급사는 점점 영향력을 잃고 있다. 특히 대작들은 4대 메이저라 불리는 NEW, CJ E&M, 쇼박스, 롯데가 전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성은 높지만 대부분 투자사가 여기에 몰려 다른 회사들은 투자받을 기회를 잃고 있다.
시장을 확대하고 개척해야 한다. 한국 영화산업은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내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직면해 있다. 한국 영화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좁은 내수 시장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확대하고 개척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CGV의 중국 및 동남아 진출을 통한 시장 확대는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 극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배급회사가 될 수 있도록 도약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장르의 시나리오 개발이 필요하다. 한국 영화시장은 산업화되면서 상업성이 보장된 액션, 범죄, 스릴러 장르들로 넘쳐나고 있다. 남자배우 위주의 액션장르만 제작되다 보니 여배우들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남초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다양한 장르의 시나리오 개발은 남녀배우가 공생하는 것은 물론 국내 관객뿐만 아니라 해외의 관객들을 끌어들이는데 있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종을 초월하고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소재를 발굴해야 한다.
새해에는 총제작비만 100억원 이상을 투입한 대작 한국영화들 NEW의 '오빠생각', CJ E&M의 '아가씨' 등 줄줄이 개봉할 예정이다. 한국 영화산업의 과제를 풀어나갈 때, 한국영화는 지난해의 기록을 이어나갈 수 있다. 2016년에도 우리 영화의 대박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