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은미기자] 2016년 한국 경제를 두고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비관론과 낙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한국경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착실히 내실을 다져야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7%로 침체됐지만 올해는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성장률이 3.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3.0% 성장을 예측하는 등 정부와 관계기관은 올해 다시 3% 성장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유가·저금리에 힘입어 내수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지난해보다 소폭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반면 해외투자은행과 민간 연구기관은 2%대 중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2.4%), 현대경제연구원(2.8%), LG경제연구원(2.7%), 한국경제연구원(2.6%) 등은 2%대로 내다봤다.
세계경기와 교역둔화 추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가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수출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게 이들의 설명이다.
그간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인 수출이 맥을 못 추고 정부의 부양 노력에도 내수마저 좀처럼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3% 성장을 자신하는 이유는 우리의 기초체력이 다른 신흥국들보다는 훨씬 튼튼해 돌발적인 외부 악재가 있더라도 비교적 잘 견딜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글로벌 교역 부진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충격에도 경기회복세를 지속하고 구조개혁을 가속화해 건국 이래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달성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한데 이어 무디스 역시 최초로 Aa2 등급을 부여했다. 이들은 우호적인 정책 환경, 견조한 재정상황, 우수한 대외건전성 등을 거론하며 차별화된 우리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을 국제사회가 공인했다.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경제는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런 만큼 불확실한 대내외경제 여건 속에 각 경제 주체가 한국 경제에 대한 지나친 비관론이나 낙관론에 휘둘리지 않고 착실히 내실을 다지는 것이라고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근거 없이 위기를 조장하거나 비관론이나 낙관론을 펴 각 경제주체의 전략을 오도하고 결국 국가 경제에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4일 신년사에서 이 같은 점을 당부하며 "지나친 비관도, 근거 없는 낙관도 경계해야 한다"며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각으로 대내외 리스크를 꼼꼼히 점검하고 약한 고리를 보강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