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문화 공습'…찰리우드 현실화 눈 앞에
완다 그룹이 칭다오에 건설 중인 영화산업단지. 사진=완다그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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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중국의 완다 그룹이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사 접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찰리우드(차이나와 할리우드의 합성어) 시대를 열겠다는 중국의 야망이 현실화되고 있다. 샤오미, 화웨이, 알리바바 등 정보통신(IT) 시장을 넘어 이젠 영화를 비롯한 대중문화 분야에서 중국의 지구촌 공습이 시작됐다. 전 세계가 중국의 막강한 자금력에 떨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의 주요언론들은 완다 그룹이 할리우드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반 이상을 인수하는 데 합의한 사실을 일제히 전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의 대중문화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중국 정부의 목표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완다 그룹은 레전더리 측과 협상 끝에 지분의 50%을 인수하기로 했다. 나머지 지분은 레전더리 창업자,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들이 나눠가지기로 했다. 양측은 이미 이 같은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고, 공식 발표는 이르면 다음 주 있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레전더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통신업체 소프트뱅크와 미국의 자산운용사 와델앤리드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완다 그룹은 레전더리의 회사 가치를 30억~40억 달러로 추산했다. 우리돈 3조6000억~4조8000억 원이다. 완다 그룹이 지분 인수에 사용하는 금액만 최소 2조 원 이상인 셈이다. 천문학적인 액수이지만 완다 그룹은 이를 감당할 자금력이 충분하다.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완다 그룹 왕젠린 회장의 재산은 333억 달러(40조 원)로 아시아 최고다.
로이터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전해지자 서방의 주요 언론들은 이를 주요 뉴스로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할리우드를 품고 있는 미국의 언론들은 중국의 문화적 공세라며 경계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완다 그룹이 중국 내에서 독특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완다 그룹은 부동산 재벌로 유명하지만 중국 공산당과의 밀착 관계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왕 회장은 중국 군부 출신으로 세계 문화산업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중국 공산당의 야심찬 목표를 앞장서 수행하고 있다.
현재 중국 최대 극장 체인인 완다시네마라인의 최대주주로 산둥성 칭다오에 중국판 할리우드인 영화산업단지를 조성 중이다. 이에 앞서 미국 영화배급사 AMC엔터테인먼트 홀딩스를 26억 달러에 인수했고, 호주 2위 극장 체인인 호이츠도 인수했다. 이번에 인수하는 레전더리는 쥬라기공원, 배트맨 다크나이트, 행오버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