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민 잡는 기름값 폭등…안팎으로 경제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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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안팎으로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다. 밖으로는 이란을 겨냥해 원유 가격을 다시 내렸고, 안에서는 국민들에게 휘발유 가격 올리는 등 물가 폭탄을 떨어뜨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5일(현지시간) 유럽에 판매할 2월 인도분 원유 가격을 배럴당 0.6 달러 내린다고 발표했다. 반면 아시아에 판매할 2월 인도분은 배럴당 0.6 달러 올렸다. WSJ는 이란의 국제원유시장 복귀에 대비한 선제 대응으로 봤다. 원유 수출 봉쇄 전 이란의 주요 원유 수출국이 이탈리아·스페인이었기 때문이다.
사우디와 이란 간 종파 분쟁이 경제전쟁으로 확전된 셈이다. 사우디는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를 테러 혐의로 처형해 시아파의 종주국인 이란과의 분쟁을 자초했다. 미국과의 역사적인 핵 협상으로 이란의 위상이 상승하자 이슬람 내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사우디 정부의 노림수였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사우디 정부는 국내에서도 분란을 자초하고 있다. 원유시장 패권 유지를 위해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과 저유가 치킨게임을 벌이다 수입 급감으로 재정이 악화되자 국민들을 쥐어짜기 시작한 것이다. CNN머니는 이날 "사우디 정부가 국민들에게 경제폭탄을 떨어뜨렸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해 저유가로 사상 유례 없는 가 재정 적자를 기록하자 국내 휘발유 가격을 50% 올리고 국민들에게 지급하던 보조금을 축소했다. 연료 절약 인식 자체가 없는 국민들은 늘어난 부담에 가계가 휘청이고 있다. CNN머니는 사우디 국내 경제위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