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게 된 박병호가 7일 오전 서울 그랜드힐튼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손진영 기자 son@
올해부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된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한국 야구팬의 아침을 기분 좋게 만들고 싶다.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박병호는 7일 오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소감과 계획 등을 전했다.
박병호는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미국 진출을 추진해 지난달 2일 미네소타와 4년 보장 1200만 달러, 5년 최대 1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앞서 미네소타는 1285만 달러의 최고응찰액으로 박병호에 대한 독점 교섭권을 얻었다.
다음날인 3일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미네소타 홈구장 타깃필드를 찾아 입단식을 박병호는 조용히 귀국해 말을 아낀 채 연말을 보냈다. 6일 열린 넥센 히어로즈 시무식에 참석해서도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병호는 "미네소타에 입단한 박병호입니다"라고 운을 뗀 뒤 "미네소타와 계약을 하고서 한 번도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그 동안 못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어렸을 때 (한국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배의 경기를 보면서 하루를 시작했다"며 "한국 선수들이 미국에 많이 진출했다. 한국 야구팬이 한국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며 하루를 기분 좋게 열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는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와 함께 박병호와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새롭게 합류해 한국 야구 팬의 기대가 크다.
특히 한국프로야구가 낳은 '홈런왕' 박병호와 '타격기계' 김현수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미네소타는 오는 4월 6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캠든야드에서 볼티모어와 개막전을 치른다.
박병호는 "김현수와 메이저리그에서 만나는 걸 기분 좋게 생각한다. 같이 한국에서 뛰다가 미국에서 뛰는 것도 재미있다"며 "한국 선수와 서로 자부심을 가지고 경기를 할 것 같다. 좋은 대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네소타가 김현수의 약점을 물으면 어떻게 답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난감한 표정을 짓다 "약점이 없는 타자라고 말하겠다"며 웃었다.
일각에서는 박병호의 계약 조건이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박병호는 '도전'을 앞세웠다.
그는 "포스팅 시스템이 선수에게 불리한 건 사실이다. 종료 시한을 앞두고 계약을 마무리해서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에이전트와 충분히 대화를 했고 미네소타도 처음 제시한 조건을 수정하는 등 노력했다. 하루빨리 계약을 마치고 마음 편하게 시즌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박병호는 다음주 미국으로 출국한다. 애리조나에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넥센 선수단에 합류해 함께 훈련한 뒤 2월 미네소타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플로리다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