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분만에 거래 완전 중단…중국 증시 대폭락, 정부도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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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7일 중국 증시는 사흘만에 다시 거래가 완전 중단됐다. 중국 정부도 속수무책이었다. 정부가 개입할 틈도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첫 거래 중단 때는 서킷브레이커(주가가 급등 또는 급락하는 경우 안정을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가 발동되면서 거래 완전 중단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이번에도 그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서킷브레이커가 풀리자마자 주가가 무섭게 폭락해 1분도 안돼 거래가 완전 중단됐다. 25년의 중국 증시 역사 사상 가장 짧은 거래일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 증시는 오전 9시 30분(이하 현지시각) 개장하자마자 폭락하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전날보다 1.55% 하락한 3309.455로 출발, 5분도 되지 않아 2%가 하락했다. 10분 뒤에는 4% 하락했고, 13분께 5%가 하락했다. 선전 증시는 이보다 빠른 10분께 5%가 하락했다. 중국은 올해부터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해 5% 급락하거나 급등하면 거래를 15분간 중단한다. 중국 증시는 장이 열린지 13분만에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는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주가 하락 속도는 더 빨라졌다. 오전 9시 58분께 장이 다시 열리자마자 주가가 무섭게 폭락하면서 불과 1분도 걸리지 않아 7% 하락했다. 규칙에 따라 중국 증시는 거래를 완전 중단했다. 상하이 증시는 3115.89에서 강제로 멈추었다. 오전 9시 59분께의 일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일 증시 폭락으로 거래가 완전 중단되자 다음날 증시에 개입해 추가 폭락을 막은 바 있다. 하지만 이날은 중국 정부가 개입할 틈이 없었다. 중국 정부는 이날 거래 완전 중단된 이후에야 급히 후속조치에 나섰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상장사 대주주들이 앞으로 지분매각을 하더라도 3개월 내 매각 지분이 최소 1%는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하고 이틀 후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당초 증감회는 다음날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 등 주요주주의 지분매각 금지를 해제할 예정이었다.
증감회는 또한 상장사 대주주가 주식시장에서 지분 매각에 나설 경우 15거래일 전에 지분매각 계획을 밝히도록 했다.
증감회는 무용론이 일고 있는 서킷브레이커 제도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도 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다른 이들보다 먼저 시장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불안감을 부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조치들이 과연 증시 안정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이날 증시 폭락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푼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