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없는 추락…중국 증시 폭락까지 저유가 부채질
>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날개 없는 추락. 요즘 국제유가를 표현하는 말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은 원유시장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저유가 치킨게임을 멈출 기미가 없고, 세계의 공장인 중국 경제는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가 과연 어디까지 떨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7일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2월 인도분 기준으로 배럴당 32.75달러까지 내려갔다. 미국 유가의 기준이 되는 서부텍사스유(WTI)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WTI는 2월 인도분 기준으로 배럴당 32.65 달러로 떨어졌다. 저가유들은 배럴당 30 달러선이 무너졌다. 두바이유 현물의 경우 배럴당 29 달러로 떨어졌다.
배럴당 20 달러 아래로 떨어진 원유도 있다. 보다 품질이 낮은 캐나다산 원유는 현물 기준으로 배럴당 19.81달러로 떨어졌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가장 큰 원유 소비국인 미국은 지난주 휘발유 등 재고가 1690만 배럴 증가했다. 재고를 저장할 장소가 고민인 상황이다. 그런데도 하루 100만 배럴 가량의 원유가 시장에 초과공급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노무라는 브렌트유 가격이 10일 이내 배럴당 30 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 봤다. 스위스의 UBS는 30 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20 달러 유가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유가 추락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노무라의 애널리스트인 고든 콴은 "시장거래는 이익 추구라는 탐욕과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공포에 의해 이뤄진다. 지금은 공포가 탐욕을 압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공포는 중국 경제의 불안이다. 그는 "선물가격이 현물보다 더 낮게 형성된 것은 투자자들이 위안화 평가절하 등의 소식을 중국 경제가 더 나빠진다는 신호로 해석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호주 CMC마켓의 전략가인 마이클 매카시 역시 "중국 경제는 지난해 12월에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 시장 공포에 불을 지폈다"고 말했다.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과의 패권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도 여전히 공포의 진원지다. 사우디가 이란과 전쟁도 불사하겠다면서 잠시 유가가 오르기도 했지만 잠시뿐이었다. 사우디가 원유시장 복귀를 앞둔 이란을 겨냥해 또 다시 유가를 내리자 원유 생산이 줄 것이라는 기대는 무너졌다. 이란 역시 원유 생산에 적극적이다. 이란 측은 "앞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논의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향후 국제 원유시장에 최대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