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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노희영의 브랜드만들기-1.삼거리푸줏간

노희영 대표



YG푸즈의 삼거리 푸줏간



오리온 4년, CJ 6년… 나와 맞지 않은 옷임을 알았지만, 조직이라는 생소한 사회에서의 10년은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느라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지나갔다.

CJ푸드빌의 '계절밥상', 상해 '투썸 플레이스', 북경 '뚜레쥬르', 'CGV' 홍대점, 영화 '명량'의 마케팅을 끝으로 CJ에서 떠난 후 처음 만난 사람이 YG 양현석 회장이다.

조건, 계약 이런 복잡한 이야기는 뒤로 하고 "이제 나와 하자"라는 그의 한 마디에 본거지를 홍대로 옮겼다. 홍대 상권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미지의 세상이었다. 그 곳에서 마주친 젊음은 살아있는 생물이었다. 홍대 포차 타운은 저녁 7시부터 새벽까지 줄지어선 젊음들의 거리이고 밀집 인구 평균 연령이 20대인 대한민국 유일한 곳이다. 이런 홍대 한복판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고, 신선한 모험이었다.

오리온과 CJ는 두 곳 모두 식품사업의 모든 벨류체인(value chain)을 갖추고 있었기에 내가 할 역할은 브랜드 철학과 레시피, 마케팅을 담당하며 제품의 품질관리만 하면 됐다. 그러나 YG푸즈(YG Foods)에서는 A to Z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담당해야 했다.

가성비,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YG다워야 하고, 또 노희영다워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 대중들은 SM과 YG의 차이를 궁금해한다. 내가 보기에 'EXO'는 군무를 추며 드라마틱하고 신비함을 강조하지만, 빅뱅의 멤버들은 자신들의 팬들과 함께 놀 준비를 하고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소통한다. 그런 YG다운 먹거리를 만들어야 했다. 분식·중식·일식·한식·이탈리안 레스토랑·커피 등 수많은 먹거리 브랜드를 만들어 본 나에게 가장 힘든 것은 내가 만든 브랜드를 뛰어넘는 브랜드를 창조하는 일이다. 혹자들은 내가 결정이 빠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주변에 수없이 묻고 100번 넘게 시식을 한 후 메뉴나 브랜드를 결정한다. 물론 그 과정 이후는 빠르게 진행하는 편이다.

YG와 나는 먹거리 사업에 뛰어들면서 음식한류를 선도할 브랜드를 고심했다.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지만 중식, 일식은 차치하고라도 태국이나 베트남보다도 인지도가 낮은 한식을 YG의 엣모스피어(atmosphere)까지 녹여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우리가 선택한 시장은 한국이 아니라 세계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고 주방장들의 손 맛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 그리고 한식 중 가장 현장감을 보여줄 수 있는 신나는 음식인 바비큐(Barbecue)로 의견을 모았다.

그중 주력 메뉴로 돼지고기를 선택한 뒤 신선한 느낌의 이름을 찾는 일이 시작됐다. '푸줏간', 그 이름이 나오는 순간 이름을 고민하던 YG푸즈 식구들은 만장일치로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푸줏간이라는 이미지에서 연상되는 기억들을 찾아나갔다.

구매팀은 가격대비 만족도가 가장 높은 퀄리티의 돈육을 찾아 전국을 누볐다. 돼지 고기 중 구워 먹었을 때 가장 맛있는 부위 3군데를 고르고, 일식에서 편백도마에 회를 내어오는 것에 착안해 부드럽고 풍부한 맛을 위해 편백나무에서 숙성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삼겹살집이지만 옛느낌과 함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담는데도 주력했다. 오픈 주방에 흰 타일을 사용해 보다 모던하고 청결한 푸줏간의 현재 모습을 완성시켰다. 기존에 사람들이 갖고 있는 삼겹살 식당의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허들이었다.

나는 브랜드를 만들 때 이름과 브랜드의 뇌 구조를 가장 먼저 만든다. 여기에 브랜드 철학으로 골조를 갖추면 그 다음에 인사이트(insight), 콘텐츠(contents)를 채워간다.

삼거리 푸줏간의 슬로건은 '맛있으면 돼지! 신나는 푸줏간'이다. 즐거운 컨셉이지만 삼거리 푸줏간은 재미있는 이름 대비 진지하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운영된다.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하는 이름만 내세운 그런 사업이 아닌 전 세계인에게 한국의 먹거리를 보여주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삼거리 푸줏간'은 지금도 진화 중이다.이달 중 명동에, 다음달에는 IFC, 6월에는 LA 와 태국에 신나고 멋진 푸줏간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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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대표는…

파슨스 스쿨을 졸업하고 외식 컨설팅 기업 히노컨설팅을 창립했다. 오리온 외식계열 롸이즈온 개발담당이사와 오리온 마켓오 프로젝트 총괄컨설팅, 오리온 부사장을 지냈다. CJ푸드빌 한식세계화 프로젝트 '비비고'의 총괄콘셉트 디렉터로 활동했으며 CJ그룹 브랜드전략고문을 역임했다. CJ그룹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뚜레쥬르, 빕스, 계절밥상, CGV, 올리브 채널의 브랜드 개발 및 리뉴얼을 책임졌다. 쿡방의 원조격인 리얼리티 프로그램 '마스터쉐프코리아'의 시즌 1~3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난해부터는 YG푸즈 대표로 자리를 옮겨 삼거리푸줏간을 론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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