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회장의 첫 과제는 미완의 '개혁'을 끝내는 일이다.
큰 틀에서 신경분리로 불리는 '1중앙회-2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완료해야 한다. 농협금융을 지주회사로 분리한데 이어 오는 2017년 2월까지 농협경제도 지주회사로 사업구조를 재편해야 하는 것.
신경분리의 취지는 농협을 농업인들의 협동조합답게 바꾸자는 것이다. 과거 농협은 금융사업 등 비농업 부문이 비대해지며 본업인 경제사업이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신용 부문 독립 이후 농협의 경제 부문은 유통, 판매 중심으로 체제를 바꿔왔다.
다양한 시도에도 농민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지금껏 농협중앙회가 중앙회의 이익만 추구했던 것 처럼, 앞으로도 농협경제지주가 이익을 좇다 농민을 들러리 신세로 만드는 것 아니냐는 불신이 남아있다. 단적인 예로 2012년 NH농협금융·경제지주 신설 출범식에 농협중앙회는 농협의 주인인 1167개 지역 농민 조합장들은 초대하지 않고, 정부와 계열사 임직원 위주로 초청해 '그들만의 잔치'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신뢰와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도 과제다.
농협 안팎에서는 농협의 가장 큰 힘인 '협동조합'이라는 구조가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잖다.
◆"권한 견제장치 필요"
농협중앙회장이나 조합장 등 선출직으로 뽑힌 사람들의 권한이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들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는 턱없이 부족하다. 중앙회장은 여전히 지주회사의 인사에 깊이 관여하고 있고, 단위농협 역시 자산 1500억원이 넘으면 반드시 상임이사를 둬 전문경영을 하도록 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적잖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잖다. 아울러 김 회장 스스로 농협법에 의거해 중앙회장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이사회를 만드는 것도 큰 역할이라고 지적한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새 먹거리를 찾는 것도 과제다.
지난 2011년 7788억원에 달했던 농협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5227억원으로 줄었다. 2014년 기준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보면 농협은행은 14.02%로 국민은행 15.97%, 신한은행 15.43%, 우리은행 14.25%보다 낮다. 자기자본대비 당기순이익률도 2014년 1.7%로 국민은행 4.51%, 신한은행 7.5%, 하나은행 8.12%와 비교할 때 크게 낮은 수준이다.
상호금융 특별회계의 운용수익률도 저조하다. 2014년 국내채권펀드의 평균수익률이 4.69%인 반면 농협 상호금융 특별회계의 운용수익률은 3.69%로 낮다. 자금 운용이나 리스크 관리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농협중앙회의 차입금도 문제로 지적된다.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을 위한 부족자본금 12조원 가운데 현물출자를 제외한 4조5000억원이며 내년 2월부터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준비도 허술하다.
◆수익성 강화도 '숙제'
농협 공제 수수료와 카드수수료가 갈수록 줄어드는 점도 농협중앙회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경제사업은 2011년 17조1473억원에서 2014년 18조9672억원으로 11% 성장했으며, 이 기간 당기 순이익이 758억원 적자에서 763억원 흑자로 전환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경제사업 성장은 차입금 증가를 불러 이자갚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값싼 중국 농산물의 유입이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농업계에 타격이 될 전망이다.
농업계에서는 농협중앙회가 농업 전략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본에서는 일본농협(JA)이 3년마다 중앙회전국대회를 열어 농정발전계획을 공유한다.
또 농업성장 정체와 농민조합원 감소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해 농업 활로를 개척하라는 게 농업계의 요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