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지점 통폐합…1138곳서 1122곳으로 감소
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도 올해 점포 통폐합 추진
시중은행이 지점 통폐합을 추진하며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고객의 은행거래 행태가 오프라인에서 인터넷·스마트폰 뱅킹 등 비대면 채널로 바뀜에 따라 점포 운영의 효율화를 꾀하려는 목적이다. 최근 점포정리를 단행한 국민은행과 함께 다른 시중은행도 영업점 정리에 나서 올해 전국적으로 약 130개의 영업점이 사라질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부터 서울과 경기지역을 비롯해 대전, 대구, 광주, 충북, 전북 등 전국에 걸쳐 영업점 16곳을 폐쇄하고 인근 점포와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을지로입구점을 폐쇄하고 명동점과 통합 운영하는 등 인근 지역에 점포가 두 개 이상인 경우 하나의 점포로 합친 것으로, 이달 예정된 그룹·지점장 인사에 앞서 점포정리를 마무리 지었다.
이번 조정으로 국민은행 영업점은 지난해 말 1138곳에서 1122곳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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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자동화기기(ATM)는 그대로 운영하게 된다"며 "올해 추가적인 점포정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뿐만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도 올해 영업점을 축소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26일 남대문중앙, 목동 등 6개 지점을 시작으로 올해 30~40여개 지점을 통폐합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인근의 영업점이 경쟁관계이던 것을 고려해 '커뮤니티형 협업체계'를 운영하면서 상호 인력과 노하우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지점 49개를 줄인 데 이어 올해도 중복된 점포와 저수익 점포를 축소 운영할 계획이다. 이로써 전국의 우리은행 지점 958개 가운데 30~40개 점포가 더 줄어들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으로 영업범위가 중복된 점포가 적지 않다. 하나은행은 올해 전국 933개 점포 가운데 영업범위가 겹치는 30여곳을 통폐합할 예정이다.
국내 최대 점포(1169개)를 보유한 NH농협은행도 최근 '허브 앤 스포크(Hub&Spoke)' 방식으로 영업점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허브 앤 스포크는 바퀴와 바퀴살을 의미하는 것으로, 바퀴에서 바퀴살이 뻗어나가듯 영업점 여러 곳을 묶어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는 모델로 사용된다. 농협은행은 올해 30여곳의 점포를 통폐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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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과 핀테크(Fintech) 확산에 따라 비대면 채널 거래가 증가하면서 영업점 슬림화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5년 3분기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9월 기준 17개 국내은행의 인터넷뱅킹과 스마트폰뱅킹 등록 고객수는 각각 1억1529만명, 7188만명에 이른다.
특히 은행창구를 통한 입출금·자금이체 거래 비중은 10.7%로 역대 최저치로 줄어든 반면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거래 비중은 90%에 달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뱅킹에 대한 선호가 늘면서 창구거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은행들은 불필요한 지점을 줄이는 대신 복합지점, 특화지점 등을 신설하면서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지점 운영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