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부동산 시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에만 전국에서 50만가구의 집이 쏟아져 공급 과잉 논란이 불거져서다. 하지만 지난해 주택 공급이 늘어난 것은 저금리 지속과 해마다 치솟는 전셋값에 지친 수요가 늘어 나타난 자연스런 현상이었다.
공급과잉 논란이 갑자기 불거진 것은 미분양 주택 현황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4만9724가구다. 10월에 비해 54.3%(1만7503가구)나 증가한 것이다.
또 지난해 11월 기준 인허가 물량은 70만7395가구다. 2014년 말보다 13.6% 증가했다. 지난해 분양물량과 입주물량은 각각 51만9198가구, 26만5031가구였다. 분양물량은 2014년(33만가구)보다 50% 이상 늘어났다.
그래서일까. 올해 부동산 시장 매매가는 1~2%에 그치고 2017년에는 침체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분양물량과 입주물량, 미분양 물량은 시장에서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공급과잉이 나타날 가능성이 적다고 분석했다.
노희순 주산연 책임연구원은 "공급부족분 규모와 수요, 공급대비 미분양 증감, 청약경쟁률 등을 고려했을 때 시장 수용능력은 유지되고 있고, 평균 이상의 공급을 '공급과잉'으로 진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올해 신규공급이 택지공급 감소, 공급자 대출제약 등에 따라 28~35%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시장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입주물량 역시 이전부족분을 고려했을 때 과소 공급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한국감정원도 전망보고서를 통해 초과 공급우려는 경기도에 국한된 것이고, 공급증가에도 불구하고 에코세대의 주택시장 진입으로 주택가격 하락 위험은 당분간 없다고 예상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자녀 세대인 에코 세대(1979~1992년생) 수요가 여전하다는 것. 에코 세대는 대량출산이라는 사회현상이 수십년 뒤 2세들의 출생 붐으로 다시 나타나는 걸 메아리(에코)에 빗댄 말로 인구 규모(전체 인구의 19.9%)나 연령에서 우리 사회를 이끌어야 할 핵심 세대다. 이들의 나이는 24∼29세다. 결혼과 독립 수요로 주택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미분양이 일시적으로 늘었다고 공급과잉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에코세대의 주택 수요를 감안하면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붐세대는 약 710만명에 달한다. 단순하게 355만쌍의 부부가 자녀를 둘씩 낳았다고 가정하면 에코세대 인구는 다시 710만명 규모로 추정할 수 있다. 이들이 독립을 원하거나 결혼을 생각한다면 주택 수요가 당분간 이어진다는 의미다. 아파트 공급과잉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50만가구를 공급했던 주택건설업체는 올해 32만가구를 내놓을 예정이다. 일부에선 대출 억제 정책 등과 맞물려 이보다 줄어든 20만가구 안팎에 머물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공급 과잉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의미다. 에코세대의 주택 수요가 끝나기까지 적어도 5년은 걸리지 않을까. 공급과잉 논란은 지나친 호들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