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미운 오리' 신세인 원자재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우려에 따른 신흥국 불안과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우려에 원유, 금, 비철금속, 농산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반등이 제한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원자재 펀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설정된 원자재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54개)에 유입된 자금은 모두 365억원이었다. 설정액도 1조8521억원으로 불었다.
최근 몇 년간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자금 유출이 이어졌으나 올해 들어 순유입세로 전환한 것.
천연자원 펀드 역시 올해 326억원이 몰리며 설정액 1조3254억원을 기록했다.
금 펀드와 농산물 펀드도 순유입세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원유가격이 30달러 선을 넘나들고 있고, 국제 원자재 가격이 바닥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전망이 흘러 나오자 매수세가 이어진 셈이다.
그러나 수익률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원자재 펀드와 천연자원 펀드 올해 평균 수익률은 각각 -6.98%와-11.20%로 부진하다. 농산물 펀드는 -2.14%로 손실 구간에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자재 가격이 크게 반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속속 국제 유가 전망을 낮추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상반기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선으로 떨어지고 하반기에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평균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배럴당 가격을 48달러에서 45달러로 낮췄다. 또 브렌트유의 평균 가격도 50달러에서 46달러로 하향조정했다.
모건스탠리도 달러 강세를 이유로 들며 유가의 추가 하락을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달러가 5% 평가절상되면 오일 가격은 10∼25% 떨어진다. 유가가 배럴당 20∼25달러까지 떨어지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