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이나 기호에 따라 구성품을 재해석하는 모디슈머(modify와 consumer의 합성어)가 늘어나면서 제품 하나에도 '나만의 취향'을 담은 특별한 아이템을 추구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실제로 세상에 하나뿐인 물건을 만드는 'DIY(Do it Yourself)' 관련 제품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독창적인 스타일을 중시하지만, 제작과 조립 과정의 번거로움 때문에 선뜻 DIY에 나서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이러한 DIY의 단점을 보완, 간단한 방법으로 나만의 아이템을 만드는 이른바 '하프 DIY(HALF DIY)'형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특히 하프 DIY형 상품은 '패션' 분야에서 가장 활발히 등장하고 있다.
휠라 키즈(FILA KIDS)는 최근 신학기 시즌을 맞아 초등학생 책가방인 '비엘라(Biella) 책가방'을 출시했다. 휠라 키즈 '비엘라 책가방'은 클래식한 느낌을 강조한 깔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대신 나만의 가방을 만들기 위한 장치로 차별화가 가능케 했다. 책가방 곳곳에 간편하게 탈부착할 수 있는 스티커를 포함, 하프 DIY로 '나만의 가방'을 만들도록 한 것. 동물, 악기 연주자, 자동차 모양 등 아이의 관심을 끄는 귀여운 스티커를 이용해 책가방 곳곳에 부착해 개성에 따라 책가방을 직접 꾸밀 수 있다. 패션업계 핫 트렌드이기도 한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맞춤제작)' 방식을 적용한데다, 아이에게 가방을 직접 꾸미는 재미까지 더한 대표적인 하프 DIY형 제품이다.
덴마크 주얼리 브랜드 판도라(PANDORA) 역시 하프 DIY형 액세서리로 유명하다. 팔찌를 비롯한 판도라의 액세서리는 여성 스스로가 의미가 담긴 장식물을 선택, '전 세계 하나뿐인 맞춤 주얼리'를 만드는 것으로, 기본 팔찌에 각종 모티브를 구현한 참(Charm)을 선택해 끼우는 방식이다.
지난해 런칭한 삼성물산 패션잡화 브랜드 라베노바(RAVENOVA)는 지퍼로 연결할 수 있는 두 개의 패널을 이용해 사용자 스스로 클러치백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토트백 역시 본인의 취향에 따라 가방의 플랩(Flap, 가방이나 주머니의 덮개)을 선택할 수 있는 DIY BAG 라인을 선보인 바 있다.
식품업계도 하프 DIY형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집밥 열풍 속 가정에서 손쉽게 가정식 요리가 가능한 하프 DIY형 간편식이나 소포장 양념장 등이 대표적이다.
풀무원의 '올바른 피자만들기 2종'은 별도의 재료 구입 없이 피자를 직접 만들 수 있다. 토마토, 고르곤졸라 총 2가지로, 또띠아와 소스, 치즈 등 피자의 기본 구성 요소를 갖췄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고기, 소시지, 피망, 버섯, 양파 등 입맛에 맞는 재료를 어하면 나만의 피자를 완성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뚝배기 불고기양념, 고추장 불고기양념, 고등어 조림양념, 떡볶이 등 총 5종의 파우치 양념장을 출시했다. 고추장이나 간장처럼 다른 재료가 있어야 하는 양념장이 아니라, 특정 메뉴를 위해 만들어진 이색 양념장이다. 많은 양념 재료를 섞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조리 시간을 줄여줘 간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