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세계 최초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 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개최국 카타르를 3-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최소 2위를 확보했다. 이번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차지했다. 8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것은 한국이 최초다.
사실 신태용호에 대해서는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역대 올림픽 대표팀과 비교했을 때 최약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역대 대표팀에 비해 스타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이전 세대에 비해 실력과 이름값이 떨어진다는 뜻으로 '골짜기세대'라는 별명도 붙었다.
올림픽 대표팀은 23세 이하(U-23) 선수들로 구성된다. 그러나 이전까지는 A대표팀 못지않은 전력을 보여줬다. 2002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이동국·박지성·최태욱·이천수 등이 이름을 올렸고,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는 이천수·최태욱·조재진·김동진 등이 주축이 됐다.
2008년 베이징 대회 엔트리에는 박주영·이청용·백지훈·기성용 등이 포함됐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기성용·구자철·남태희·김보경·지동원 등 '호화군단'으로 팀을 꾸렸다.
이에 반해 신태용호는 권창훈(수원)을 제외하면 대형 선수가 없었다.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이번 대회로 주목을 받았지만 처음부터 알려진 선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신태용호는 이번 대회에서 선배들이 이뤄놓은 명예를 지켜냈다. 조별 예선에서 가장 까다로운 팀으로 꼽혔던 우즈베키스탄을 2-1로 누른 뒤 예멘과의 2차전에서 5-0으로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였다.
8강 진출이 확정된 이후 열렸던 이라크전과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신태용호는 4강전에서 주최국이자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팀으로 꼽히는 카타르를 3-1로 물리쳤다.
특히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카타르 올림픽 팀을 누르고 올림픽 본선 진출했다는 점에서 신태용호 선수들의 재능이 아시아 최고수준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황희찬은 이번 경기에서 각국 감독들로부터도 최고의 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권창훈 외에도 문창진(포항)과 류승우(레버쿠젠), 김승준(울산) 등 미드필더진의 위력도 대회 최고 수준이었다. '골짜기세대'가 일으킨 반란이 리우 올림픽에서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축구 팬의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한국은 오는 30일 오후 11시30분 카타르 도하의 레퀴야 스타디움에서 '숙적'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다.
신태용 감독은 4강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일본 축구팬들이 한일전을 기대하고 있으니 멋진 축구를 해서 동아시아 축구가 위대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또 한 번 진짜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