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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회사채 시장 봄기운은 착시?...중소기업은 죽을맛

#. 지난 18일 LG유플러스는 만기 3·5·10년으로 나누어 총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에 나섰다. 수요예측 결과 9800억원의 투자 주문이 몰려 들었다. LG유플러스는 발행규모를 3000억원으로 늘렸다.

#. 대한항공은 이르면 이달 말께 1500억원 규모의 2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동부 현대 키움 한국투자증권 등 네 곳과 대표주관 계약을 맺었다. 당초 2, 3년 만기 두 종류로 2000억원어치 발행을 추진했으나 판매를 책임지겠다는 증권사를 모으지 못해 물량과 만기를 줄였다.

우량 기업 회사채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캐리 투자에 나서면서 우량 기업이 발행하는 장기 회사채는 시장에 나오자마자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 반면 한계기업들과 중소기업들은 자금조달 규모를 줄이거나 선뜻 발행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회사채 온도차 여전

28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채무증권신고서' 제출 건수는 21건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7건에 비해 14건이 늘어난 것이다.

겉모습만 보면 회사채 시장은 벌써 봄기운으로 가득하다.

오는 29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했던 엔씨소프트. 이 회사가 지난 22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시행한 수요예측에 5200억 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오자 발행액을 15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도 2000억원 발행에 9800억원의 투자 주문이 몰렸다.

현대제철은 당초 3000억원(만기 3년 1500억원, 5년 800 억원, 7년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려다 수요예측에 총 6600억원의 '사자' 주문이 들어오자 발행액을 3년 3700억원, 5년 1000억원, 7년은 800억원으로 각각 늘렸다.

이외에도 KT와 LG유플러스, 한온시스템(옛 한라비스테온공조)도 당초 예정액보다 1000억원씩 늘려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한국캐피탈은 12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각각 발행액을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발행기업 대부분이 신용등급 'AA'급이었다.

그나마 신용등급이 BBB+인 AJ네트웍스가 지난 20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총 800억 원의 투자 주문이 들어와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회사채 시장의 봄은 아직 멀어 보인다.

우선 대부분의 기업들이 단기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1월 전체 발행 물량 중 3년물의 수요예측금액과 밴드포함금액은 3년물이 각각 6200억원과 2조5500억원에 달한다. 5년 물은 5000억원과 1조2400억원 규모다. 발행에 성공한 저신용등급 기업의 회사채도 1.5년물이나 2년물이다.

IBK유욱재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과 전체 시장 심리는 아직 동결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1월에도 회사채 시장 순발행액이 -1조원 수준을 넘기는 등 다수기업들은 아직 발행시장의 문턱을 앞에 두고 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금조달이 힘든 기업들은 사채시장으로 향한다.

금융감독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25일 현재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을 공시한 코스닥 기업은 23개사에 달한다. 지난해 같 은기간 4건에 비해 475%나 늘어난 것이다.

◆중소기업은 죽을맛

"선뜻 자금조달을 해주겠다는 금융회사가 없다. 잘못했다간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처지도 이해가 간다." 한 중견 제조업체 자금조달 임원의 하소연이다.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이곳엔 증권사 직원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다. 지금껏 돌아온 빚은 근근이 막았지만, 앞으로 돌아올 만기를 어떻게 넘길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적 부진에 신용 강등 우려까지 커진 기업들의 고민은 더 크다. '신용등급 하락→자금조달 금리 상승→투자 어려움→실적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투자자 인식과 등급 간 괴리를 줄여 등급의 현실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도 "차환발행이 여의치 않은 기업은 자산유동화 등 대체조달 수단을 모색해야 하는데 비우량 등급의 경우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경우 좀비기업으로 낙인 찍혀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회사채 기피 현상이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다"며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금융기관들도 자금운용을 보수적으로 할 경우 신용 경색이 발생할 뿐 아니라 재무구조가 좋았던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부실이 확대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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