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해 전 중국 본토 펀드 투자로 재미를 본 은퇴자 이모 씨(56). 그는 지난주 중국 펀드에 다시 2000만원을 투자했다. "지금이 적기다. 중국 정부가 추가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의 조언에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불안감은 남아 있지만 위험이 있는 곳에 더 큰 기회가 있다"고 했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중국펀드로 시중 자금이 다시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역발상 투자는 '양날의 칼'과 같아 잘만 쓰면 생각지 못한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원칙 없이 사용할 경우 섶을 지고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것 같은 최악의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펀드로 자금유입
한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에 따르면 최근 중국펀드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 한다.
그는 "중국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 치자 하소연하는 투자자는 여전하다. 한편에선 새로 중국 펀드에 가입하겠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1월 31일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중국 본토 펀드의 설정액은 3조3849억원에 이른다.
올해 들어 1257억원이란 자금이 몰리면서 다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중국(홍콩H) 펀드에도 452억원이란 자금이 몰렸다.
중국 상하이증시가 2000선 중반까지 추락하자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확산 된 영향이다.
문제는 수익률이다.
중국 증시 급락으로 중국 본토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2.60%까지 떨어졌다. 덕분에 6개월 수익률과 1년 수익률도 각각 -24.99, -15.51%로 수익률이 하락했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기술적 반등을 노린 묻지 마 식 투자는 지양할 필요가 있으며, 다양하게 자산을 배분하는 방법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갯속 중국 경제 회복이 관건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가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장기적 상승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월초 발표된 12월 공식·민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모두 시장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성장둔화 우려가 커졌다. 일본의 미즈호는 "서비스업 PMI는 긍정적이나 제조업 PMI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다"고 평가했다.
수급 불균형도 걱정이다. 중국 신용거래 잔고는 지난 22일까지 16거래일 연속 줄어 2090억 위안가량 감소했다. 신용거래 잔고가 줄어든 기간으로는 역대 최장이다
시장에선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에 나설수 있다는 전망에도 중국 증시의 추가 하락 위험이 크다는 우울한 관측이 나온다. 신뢰를 잃은 중국 증시는 투자자들의 이탈이 본격화하면 급락추세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 김경환 연구원은 "2014년 하반기 이후 중국증시의 리레이팅은 경기와 실적보다는 유동성과 금리하락, 신용레버리지와 시장개방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면서 "2015년 하반기 이후 신용레버리지가 제거됐고, 시장개방과 금리하락 효과가 상당부분 반영되면서 증시는 유동성 환경 변화에 극도로 민감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