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대통령', '500조 원의 사나이' 등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자리에 강면욱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임명됐다.
국민연금공단은 신임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CIO)으로 강면욱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15일 밝혔다.
강 신임 본부장은 성균관대 통계학과와 동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85년 국민투자신탁에 입사해 국제영업, 국제운용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슈로더, ABN암로 등 외국계 금융사에서 일했고 자산운용사 대표이사를 지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의 대구 계성고, 성균관대 1년 후배기도 하다.
기금운용본부장은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후보자를 보건복지부 장관에 추천한 뒤 승인 여부가 결정되면 최종 임명한다. 올해 공모에는 18명이 대거 지원했다.
강면욱 신임 본부장은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이후 7번째 본부장으로 2년 임기이며, 1년 연임할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을 앞둔 시점에서 대외 관계 조율이 원활한 인사로 평가된다"고 해석했다.
국민연금은 기금 규모로는 전 세계 4위(2012년 말 기준)의 글로벌 '큰손'이다. 기금운용본부장이면 골드만삭스 회장 등 내로라하는 금융업계 거물도 전화 한 통화로 언제든 만날 수 있다. 이번 본부장 인선에 18명이나 지원한 것도 이런 막강한 '파워'를 가진 자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 전 대표의 앞길에 놓인 가시밭길도 만만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고갈시점을 늦추려면 수익을 잘 내야 하는게 과제다.
국민연금 장기 재정 추계를 보면, 올해 500조원인 국민연금 기금은 당분간 계속 늘어나 2043년에는 2561조원(2010년 불변가격 1084조원)으로 정점을 찍는다. 하지만, 이 막대한 적립금은 2044년부터 점차 줄어들다가 2060년에는 고갈된다.
어렵게 추진되는 지배구조 개편도 수행해야 한다.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은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조직 역량을 강화하고 기금운용의 전문성, 중립성 및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조직 개편과 인적 자원의 전략적 배치,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로 선진화된 투자와 운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기금의 지배구조 개편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